원룸등 임의경매 들어가
피해액도 2억 늘어 29억
등기부등본등 서류조작

원광대학교 주변 원룸에서 살고 있는 대학생 A씨는 지난달 멘붕에 빠졌다.

자신이 살고 있는 원룸이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당황한 A씨는 집주인 강모(43)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불발되자, 관리인과 간신히 통화가 됐지만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백방으로 수소문 끝에 A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원룸에 대해 알아본 결과 집주인인 강씨가 원룸 등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으나, 이를 갚지 않아 최근 임의경매가 진행된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8일 현재 계약 기간이 끝났으나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67명이 사기 혐의로 강씨를 익산경찰서에 고소했다.

임대사업자인 강씨는 익산시 신동 원광대 일대에 원룸용 건물 15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9채가 현재 경매 절차를 밟고 있다.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11일 현재 75명의 임차인이 “원룸 건물주가 계약 기간이 만료됐는데도 보증금 등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피해 사실을 취합했고 지난 9일 강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경위를 조사했다.

강씨는 변호인과 함께 경찰에 출석해 5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해 사례가 다 접수되지 않았고 사건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피고소인의 구체적인 진술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며 “필요에 따라 추후 피고소인을 다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해액은 나흘 전보다 2억원 늘어난 29억원 상당으로 집계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다만 피해자들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모임은 피해액을 5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어 피해액은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익산시 등에 따르면 강씨에게 전세금을 떼이거나 못 받을 위기에 놓인 세입자는 120~200여 명, 피해액은 40억~60억원으로 추정된다.

대부분 세입자들은 원룸 계약 당시 2500만 원에서 4500만 원을 주고 전세계약을 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익산 전세 사기 사건’이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오면서 공론화됐고 11일 오후 6시 현재 4354명이 동의를 눌렀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대학생이나 취업 준비생들이었으며 심한 경우 1억원에 해당하는 전셋집이 임의 경매에 넘어가 당장 집을 비워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원글에 따르면 “계약 당시 등기부등본, 계약서 등 다 확인했으나 알고 보니 부동산 업자들이 조작한 서류들이었고 결국 이 사건은 임대업자와 대학가 부동산 업자들이 서로 짜고 친 사기라는 겁니다.

이 사실에 피해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뿐이며 지자체에서는 이렇다 할 해결책을 못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님들에 의하면 전세금을 변제받는다 해도 25%에 해당하는 금액만 받을 수 있으며 현재 평면적인 법에 의해 50억 원이 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형량도 가벼워 피해자들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고 호소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강씨는 지난 6일 한 피해 학생에게 “신축 원룸과 기업형 임대주택·오피스텔 등이 이번 해에 쏟아져 유지가 너무 힘들었다.

(세입자들에게) 차용증을 쓰든 차차 돈을 구해 보증금 전부를 주겠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세입자들로부터 매달 관리비 3만~5만원을 받고도 전기.가스.수도.인터넷 요금을 체납했고 해당 원룸들은 전기와 수도가 끊길 처지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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