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제3금융중심지의 사실상 전북 지정 보류와 관련, 도내 국회의원들이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여당을 강력히 성토했다.

이날 의원들이 발표한 기자회견문에는 도내 민주당 의원을 제외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유성엽 최고위원, 김광수 사무총장, 조배숙 전 대표, 김종회 의원 그리고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와 정운천 의원, 무소속 이용호 의원 등 도내 지역구 의원들이 모두 참여했다.

또 바른미래당 비례대표이지만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인 박주현 의원도 이날 회견에서 정부를 맹공했다.

도내 의원들은 이날 회견에서 “전북을 제3금융중심지로 지정하겠다는 약속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일 뿐만 아니라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담겨져 있는 전북도민들과의 맹약”이라며 “도민들은 650조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한 전북 제3금융중심지가 전북의 새로운 천년지대계(千年之大計)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하지만, 지난해 부산 지역 정치권과 상공인들이 공개적으로 전북 제3금융중심지 반대 목소리를 내놓기 시작하더니 용역보고가 연기되고, 지난 12일에 열린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에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보류되는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전북지역 국회의원들은 이번 제3금융중심지 지정 보류를 전북 패싱, 전북 홀대의 상징적인 일대 사건으로 규정하며, 전북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보류에 대한 즉각적인 철회와 대선 공약 이행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회견에서 △제3금융중심지 지정 보류 즉각 철회 △부산 눈치보기, 전북 홀대, 청와대와 민주당은 석고대죄 하라 △문재인 정부 대선공약 파기, 전북도민은 분노한다!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대선공약 즉각 이행하라! 는 등의 3개항을 강력 촉구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회견에서 “부산은 선박 금융과 파생상품, 백오피스 등에 특화된 금융중심지이고 전북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등을 중심으로 자산운용형으로 특화된 금융중심지 지정을 추진하고 있어 그 결이 달랐다”면서 “그럼에도 불구 청와대와 민주당은 전통적 표밭인 전북보다는 내년 총선 전략지역으로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부산경남지역의 반발을 의식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인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문제를 정책적 접근이 아닌 정치적 논리로 무산시켜 버렸다”고 비판했다.

평화당 유성엽 최고위원도 정부여당이 준비 부족이라는 핑계를 대고 있지만 결국은 “이래도 저래도 어차피 부산 때문에 전주는 안 된다”는 결론을 미리 내놓은 것이라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도내 야권 의원들이 이처럼 강하게 몰아붙이는 이유는 사태의 심각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내년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게 선거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도내 야당 의원들은 선거와는 무관하게 전북홀대를 참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평화당 김종회 의원은 문재인 정부는 한국GM 군산 공장 폐쇄, 현대조선소 군산공장 가동 중단 등 전북현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도 없고 반대로만 일관해 오고 있고 이번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보류’는 이러한 전북홀대를 상징하는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보류가 내년 총선거를 앞두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집권당인 민주당은 지난 4.3 재보선의 전주시의원 선거서 패배한 데 이어 이번 제3금융중심지 논란에 대해서도 반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향후 야권의 강력한 공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