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경기장 개발, 전주시가 내린 결단은?

시민의 숲-마이스산업 동시
(주)롯데쇼핑 장기임대 협의
컨벤션센터-호텔 기부채납
'시민의 숲 1963' 개념 도입
소상공인-정의당 반발 거세

전주시가 17일 발표한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개발사업은 시민의 숲과 마이스(MICE) 숲 양축으로 재생방식을 통해 개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하는 황금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진 MICE산업의 혁신기지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와 중소상인연합회에서는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롯데와의 협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재생 3대 대원칙’

그동안 시는 ▲시민의 땅을 매각하지 않고 지켜낼 것 ▲시민들의 기억이 쌓인 종합경기장을 활용하여 재생할 것 ▲판매시설을 최소화 하여 지역상권을 지켜낼 것 등을 전주종합경기장 부지재생을 위한 3대 대원칙으로 추진해왔다.

전주종합경기장은 지난 1963년 전국체전을 위해 신축하는 과정에서 어린이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참여했다.

그만큼 역사적으로, 정서적으로 시민들의 애환이 깊게 배어 있는 공간이다.

이는 전주시가 민선6기 들어 기존 개발방식을 선회하게 됐고, 이번에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재생 3대 대원칙’을 실현시킨 배경이 되는 셈이다.

전주시는 민간사업자인 ㈜롯데쇼핑과의 이번 협의 과정에서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를 넘겨주지 않는 대신 장기 임대하기로 했다.

시는 지역경제를 감안해 상업시설을 최소화키로 했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전주종합경기장 부지에는 복합쇼핑몰과 백화점, 영화관이 들어선다.

하지만 로드샵 등 서민경제와 직접 연동되는 판매시설의 피해를 우려해 복합쇼핑몰은 빼고, 백화점도 서신동 롯데백화점을 이전키로 했으며, 이 또한 명품 등을 주로 취급하는 프리미엄급 백화점으로 추진된다.

재생사업을 통해 대규모 도시 숲을 조성하는 이번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계획은 전주시와 부지의 원소유자인 전북도와 갈등이 해소됐다는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시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도시 한복판을 대기업에게 넘겨주지 않고, 대형쇼핑물 입점을 막아냈다는 측면에서 최소한 시민들과 지역상권을 지키면서 얻어낸 것이 최대 결과물로 평가 받는다.


▲ 사람, 생태, 문화를 담은 소중한 터전

시는 시민들이 추억을 쌓아온 종합경기장을 ‘시민의 숲 1963’을 기본개념으로 전주시의 핵심가치인 사람, 생태, 문화를 담은 소중한 터전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석학들을 참여시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며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동시에, 전문가 용역을 실시키로 했다.

‘시민의 숲 1963’은 천만그루 정원도시라는 큰 틀 안에서 △수백·수천의 나무와 꽃이 어우러지는 ‘정원의 숲’ △공연과 전시, 미술이 역동적으로 호흡하는 ‘예술의 숲’ △아이들이 맘껏 뛰노는 생태놀이터를 구현하는 ‘놀이의 숲’ △트렌디한 맛과 멋, 현대적인 여가문화를 즐길 수 있는 ‘미식의 숲’으로 가꾸기로 했다.

여기에는 또, MICE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판매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주시는 ㈜롯데쇼핑에 신규 쇼핑몰 입점이 아닌 서신동 롯데백화점을 이전할 수 있도록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전체 12만2975㎡ 중 18.7%에 해당하는 2만3000㎡ 규모의 부지를 50년 이상 임대키로 했다.

판매시설은 경기장보다 높지 않게 지상 4층 이하로 조성해 종합경기장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협의했다.

㈜롯데쇼핑은 그 대가로 국제규모의 전시컨벤션센터을 건립해 기부 채납키로 했다.

전주발전을 이끌어갈 MICE숲의 핵심공간이 될 전시컨벤션센터는 전시장과 국제회의장 등이 조성된다.

호텔의 경우 200실 규모로 건립해 20년간 운영 후 반환키로 했다.

전시컨벤션센터와 호텔은 오는 2023년 열리는 세계 잼버리대회 지원시설과 전북혁신도시에 입주한 공공기관들의 각종 행사 장소로 활용되고 각종 국내외 회의를 유치하는 등 MICE산업을 끌어가는 역할을 맡게 된다.


▲중소상인연합회 등 시민단체 반발

이번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사업에 지역 소상공인·시민단체·정의당이 거세게 반대하고 나서 당분간 홍역이 예상된다.

전북 중소상인연합회와 전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장을 '시민의 숲'으로 조성하겠다던 김승수 전주시장이 이를 파기한 것은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린 것이다”고 비난했다.

이어 정의당 전주시위원회도 기자회견을 통해 “전주종합경기장을 민간기업에게 헌납하는 개발계획안을 반대하며, 전주시장은 전북도, 롯데쇼핑과의 밀실거래 의혹을 해명하라”고 주장했다.

/김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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