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왕궁리유적지 8야 주제 야간형 문화체험 프로그램 37개 구성
백제왕궁 후원산책 '인기' 플리마켓-왕궁주막 볼거리 먹거리 가득

# 백제의 숨결 가득한 익산의 세계유산 백제왕궁으로의 초대

지난주 12일 금요일, 익산 문화재 야행(夜行) 2019 행사가 열리는 익산 왕궁리 유적지를 찾았습니다. 왕궁리 유적지에 도착하니 벚꽃이 흐드러지는 모습이 역시 전라북도 벚꽃명소임을 실감케 했습니다. 익산 문화재 ‘야행’은 지난해 처음 시작하면서 1만여명의 방문객이 찾아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으며, 올해는 누적 방문객 5만명을 내다보고 있는 익산의 큰 행사입니다. 익산시는 지난해 운영되었던 일부 프로그램과 8夜를 주제로 한층 강화된 내용의 다양한 야간형 문화체험 프로그램 37개를 구성하였으며 유·무형문화재를 활용한 콘텐츠 보강, 자연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수목조형을 확대 설치하여 방문객을 맞이하였습니다.

행사장에 도착하자마자 구수한 노랫가락에 이끌려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방문객을 대상으로 즉석에서 서동요를 따라부를 수 있는 흥겨운 민요마당이 열렸습니다. 서동요는 백제의 서동(薯童:백제 무왕의 어릴 때 이름)이 신라 제26대 진평왕 때 지었다는 민요 형식의 노래로, 무왕이 어릴 때 진평왕의 셋째딸인 선화공주(善花公主)가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사모하던 끝에 머리를 깎고 중처럼 차려 신라 서울에 와서 마[薯]를 가지고 성 안의 아이들에게 선심을 쓰며 이 노래를 지어 그들에게 부르도록 했다고 합니다. 내용은 선화공주가 밤마다 서동의 방을 찾아간다는 것이었는데, 이 노래가 대궐 안에까지 퍼지자 왕은 마침내 공주를 귀양 보내게 되었으며 이에 서동이 길목에 나와 기다리다가 함께 백제로 돌아가서 그는 임금이 되고 선화는 왕비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옵니다.

이번 ‘야행’에서는 야경(夜景), 야로(夜路), 야사(夜史), 야화(夜畵), 야설(夜說), 야식(夜食), 야시(夜市), 야숙(夜宿) 등 '8夜'를 주제로 37개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들이 많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행사 프로그램 일정 자체도 굉장히 알찼으며, 문화유산 스탬프 투어를 통해 기념품을 증정하여 많은 방문객들이 단순히 문화재를 보는 즐거움 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 흥미로운 체험형 8夜 프로그램

이번 행사는 주물 공예를 활용한 백제공방체험, 백제 왕궁의 야경을 바라보며 즐기는 다도체험, 백제의 왕궁터 꽃대궐에서 띄우는 시낭송 및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는데 단연 인기가 많았던 ‘백제왕궁 후원산책’은 문화해설사와 동행해 백제왕궁 주위를 힐링하듯 걸으며 문화재의 의미를 배울 수 있고 후원에 흐르는 국악공연과 함께 왕궁 벚꽃나무를 배경으로 인생샷도 많이 찍을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천년기원을 담은 탑돌이’ 프로그램 역시 인기가 많았는데 각자의 소망을 담아 등불을 만드는 과정에서 온가족이 깔깔 웃으며 개성있는 등불을 만들었으며, 당일 행사 종료 시점에 천년 왕국의 비밀이 담긴 국보 앞에서 소원을 빌며 탑을 돌아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노을 지는 풍경도 아름다운 왕궁리 유적지

6시에 행사장에 도착해 시간이 흐를수록 행사장 풍경은 아름다워졌습니다. 왕궁리 유적지의 벚나무들은 유난히 크고 웅장했는데 마치 단아한 왕궁리 오층석탑을 호위하듯 일렬종대로 서있습니다. 붉은노을을 배경삼아 바라본 왕궁리 오층석탑(王宮里 五層石塔) 역시 바라보기만 해도 세계문화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백제왕궁 문화교육장 왕궁리 유적 전시관

밤이 될수록 기온이 쌀쌀해져 실내 전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는데 전시장 앞에는 밤이 되어 뚝 떨어진 기온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방문객들이 투호, 굴렁쇠, 팽이치기, 제기차기를 비롯한 전통놀이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익산 왕궁리유적 전시관은 2008년에 개관한 전시관으로 백제왕궁의 발굴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내용을 소개하고, 출토유물들이 전시되어있는 문화교육장으로 백제왕궁 왕궁리유적, 왕궁리유적의 백제건물, 왕궁의 생활, 왕궁에서 사찰로의 변화, 백제왕궁 등 5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백제왕궁의 화려한 금 유물들도 눈에 띄었지만 궁중연회를 그대로 본딴 모습은 보기만 해도 그 웅장함이 느껴졌습니다. 전시관 안에서는 왕궁 3D체험, 목판찍기, 수막새 제작체험을 할 수 있고 저렴한 금액에 전통한복을 입고 어좌체험을 할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많았습니다.

 

# 행사장 골목골목 알찬 프로그램 가득

전시관에서 얼어붙은 몸을 녹이며 다시 행사장 골목 탐방에 나섰는데 메인무대 부스 분위기도 활발했지만, 골목골목마다 봄밤을 밝혀주는 등불이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골목 내에는 로컬푸드존(탑리야시장), 플리마켓존(청년무왕의 플리마켓), 푸드트럭존(무왕의 야식체험), 백제서예관, 왕궁주막 등 알찬 프로그램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탑리야시장 한켠에는 작은 야외무대가 마련되어 무대 내에서 각종 공연을 선보였으며, 플리마켓존에서는 건어물/꿀떡과 같은 먹거리부터 수제목공예품과 같은 핸드메이드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어 구매를 하지 않더라도 눈과 입이 즐거웠습니다. 행사장에서 가장 시끌벅적했던 왕궁주막에서는 싱그러운 봄의 밤기운을 받고자 나온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맛있는 먹방을 선보였습니다.

 

# 백제왕궁의 야경을 만끽하며 인생샷 찍기

행사장 곳곳에는 이렇게 다양한 조형물과 조명이 설치되어 있어 어두워진 밤에도 셔터세례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특히 그림자를 활용한 포토존(구르미 그린 달빛 포토존)들이 눈에 띄었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야행’에 가장 잘 어울리는 포토존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나무에 형형색색 조명을 매달아놓아 산책길 따라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어화등등 유등산책’ 코스 역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밤이 되어 기온은 뚝 떨어졌지만 행사장 곳곳에서 추억을 담아가고자 하는 ‘인생샷’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아 늦은 시간까지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았습니다.

# ‘백제왕궁의 봄밤을 밝힌다. 익산문화재 야행 2019

저는 본 행사를 올해 처음 방문했는데 지난해 처음 개최되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행사의 규모가 컸고, 방문객들의 참여도 또한 굉장히 높아서 그 후끈한 열기를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9 익산문화재 야행 두 번째 가을밤 이야기는 오는 10월 4~5일 이틀간 같은 장소에서 열리니 많은 도민 분들께서 방문해 백제 무왕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왕궁 후원을 거닐며 달빛 향연에 취해보시기 바랍니다.

‘야행’ 2차는 10월 4일(금)~5일(토) 18:00~23:00

/전북도 블로그기자단 '전북의 재발견'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