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없는 무단방치차량
주중 캠핑카등 장기주차돼
시민들 불만 목소리 높아
"인력부족에 단속 어려워"

“가뜩이나 주차공간이 부족한데 마치 전세 낸 것처럼 장기 주차하네요”

무료 공용주차장에 얌체주차, 차량 무단방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4일 점심시간 전주시 혁신도시의 한 무료 공용주차장.

학교 운동장 보다 넓은 주차공간을 차량들이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주차장 한쪽을 캠핑용 차량들이 점령하고 있는 것.

주변 상인의 얘기에 따르면 “혁신도시에는 젊은층들이 많이 산다.

이들이 주말에만 쓰는 캠핑카를 주중에는 공용주차장에 주차한다”며 “공용주차장은 누구나 이용하는 무료 공간인데 상인들의 불만이 많다”고 하소연 했다.

또 다른 소형 트럭이 눈에 띄었다.

트럭은 번호판이 떼어지고 타이어가 훼손된 채 여기저기 녹이 슬어 있었고 내부에는 각종 고지서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차량 아래쪽을 살펴보니 흙먼지와 거미줄이 가득했다.

연락을 시도하려 차량 앞 유리를 살펴보았지만 연락처는 보이지 않았다.

한눈에 봐도 각종 세금 미납 차량을 버린 것을 알 수 있었다.

무단방치 차량인 것이다.

공용주차장 부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강모씨(51.

여)는 “저 차량은 몇개월 전부터 그 자리에 계속 있었다”면서 “차량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은 한번도 본적이 없다”고 전했다.

인근의 또 다른 공용주차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이곳에서는 중고차를 매입한다는 간판이 붙어있는 차량이 장기간 주차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곳을 지나가던 한 시민은 “얼마 전 차가 견인되는 것을 봤다”며 “견인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아주 오랫동안 방치되어있던 차량들이다”고 했다.

주차를 하려던 한 시민은 “주차를 할 곳도 부족한데 저렇게 방치된 차량이 있으면 솔직히 화가 난다”며 “법에 따라 확실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공용주차장이 요금이 무료라는 것을 악용해 오랫동안 주차공간을 차지하는 얌체족, 사업 홍보족, 무단방치족 때문에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전주에는 무료 주차장이 62개소가 있다.

덕진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견인 의뢰’는 100여대, 견인조치된 차량은 75대에 달한다.

구청은 신고가 들어오면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경고문을 붙여 15일 이내 견인조치 한다.

전주시 관계자는 “주민들과 시설관리공단에서 신고가 들어오면 우리는 조사를 실시하고 다시 시설관리공단에 견인의뢰를 한다”며 “시민들의 적극적 협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무료주차장을 주 1회 방문한다”면서도 “인력이 부족하고 범위도 넓어서 쉽게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무단방치 차량은 즉각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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