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갑 교수 검경 수사관련
기자회견 "단순증거부족일축
공모관계 재판과정서 밝혀야"

29일 전북대학교 인문대에서 장준갑 교수가 총장선거 경찰 개입사태 수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이원철기자

전북대학교 총장선거 경찰 개입 의혹과 관련, 최근 경찰에 이어 검찰의 수사 결과가 발표됐지만 정작 윗선 꼬리 자르기, 증거인멸, 물타기 등 '부실 수사'로 큰 오점을 남겼다며, 명확한 진실규명을 거듭 촉구하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10월 전북대 총장선거에서 경찰과 대학 내부자 등의 불법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장을 냈던 전북대 교수 40명을 대표한 장준갑 교수 등은 29일 전북대 인문대 2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검찰은 그간 5개월에 걸친 수사를 통해 실제 중심에 있는 머리와 몸통은 자르듯 당시 선거에 개입했던 경찰과 후보자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전·현직 교수 2명이 기소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며 "이러한 결과는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부실한 수사결과로 판단되는 만큼 앞으로 명확한 진실규명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총장선거 기간이라는 엄중한 시기에 공공연히 '비리 혐의 내사설'을 유포하게 만든 경찰의 행태는 적어도 미필적 고의로 학내 일부 교수의 음모에 가담했다고 보는 게 상식에 부합한다"면서 “특히 제대로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교수들 간 또는 교수들과 경찰 간의 사전 또는 사후 공모관계, 이를 주동한 핵심인물들에 대한 철저한 진실규명이 재판 과정에서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수사 선상에 오른 10여명 중 휴대전화를 디가우징한 자 2명, 망가뜨려 복구 불능으로 만든 자 2명, 분실자 4명 등의 정황을 살펴볼 때 이는 증거를 인멸하려는 의혹 행위로 간주되는 데도 검·경은 단순하게 증거 부족으로 일축하고 있다”면서 “검·경은 무엇이 두려워 처벌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관련자들을 불기소 처리했는지 수많은 의문과 의혹이 앞선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전북대 총장선거의 경찰 개입 사태는 헌법 제31조5항에 명시된 교육의 자주성과 대학의 자율성을 심각히 훼손한 범법 행위"라면서 “교수들에게 이용당했다는 경찰은 변명을 넘어 윗선 개입을 밝히고 책임자들을 준엄하게 처벌하며, 전 전북대 교수회장 등 선거 개입 관련 교수들은 전북대 구성원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고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혼탁한 선거과정을 통해 당선된 현 총장도 이에 대한 명백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 앞으로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호소하고, 항고 등의 방법도 검토할 방침이고, 이르면 올해 안에 ‘백서’도 낼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주지검은 지난 26일 지난해 전북대 총장선거에 개입해 당시 총장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교육공무원법상 허위사실 공표·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등)로 전북대 전·현직 교수 2명에 대해 불구속 기소했다.

반면에 함께 수사선상에 올랐던 당시 총장 후보자 등 교수 3명에 대해선 증거부족 등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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