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인협 '전북문단' 제87호 발간
장명수 1900년대 문인 발자취 등 수록

전북문인협회의 ‘전북문단’ 제87호가 발간됐다.

이번 호는 봄을 맞아 산뜻한 표지를 위해 선기현 전북예총 회장의 그림이 우선 눈에 띤다.

이번 호는 특집으로 장명수 전 전북대 총장의 ‘1900년대 문인들의 발자취’, 주봉구 시인의 ‘속울음의 시인 정렬’, 김규화 시인의 ‘하이퍼시 소고’가 수록됐다.

장명수 전 총장의 ‘1900년대 문인들의 발자취’에 따르면 일제강점기를 거쳐 8.15 해방 후까지 전북에서 활동한 문인들은 가람 이병기 선생을 비롯해 서정주, 김해강, 신석정, 채만식, 백양촌 등이며, 좌파문인으로 김창수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전북에서 본격적인 문학활동이 이뤄진 것은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가 결성되고 전북지부가 만들어지면서부터다.

6.25 전쟁 이후 문학 활동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은 미문화원이다.

당시 미문화원은 현 가족회관 자리에 있었는데 문학에 대한 활동과 홍보를 진행했다.

1950년대에서 1960년대는 문학의 전성시대라 할 수 있는데, 대부분 시집 한 권쯤을 가지고 다니던 시기였다.

그 당시 문화의 중심지가 미문화원이었으며, 다른 한편으로 다방이 또 다른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당시 시화전도 다방에서 열리며 전시장 역할까지 담당했을 정도다.

전주에서 처음 생긴 다방은 고향다방이며, 이후 왕궁다방, 카멜다방, 아담다방, 삼양다방 등이 생겼다.

1952년 카멜다방에서 처음으로 시화전이 열렸고, 서정주, 김해강, 신석정, 백양촌, 이철균 시인들의 시가 전시되기도 했다.

고향다방에서는 가람 이병기 선생의 강연도 있었다.

5.16 쿠데타가 일어나고 군부세력은 민족중흥과 구악일소, 조국근대화를 개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국가정책을 민족중흥을 위해 문학, 음악, 미술을 중심으로 단체가 구성됐고, 한국예총 전북지회가 만들어지면서 1967년 신석정이 첫 회장에 오르게 된다.

1970년대는 술집이 문학인의 활동무대가 됐다.

문학과 술은 밀접한 관련을 가지면서 이화집이란 술집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때에는 수필 정덕용, 연극 박동화, 영화연출 탁광 등이 자신의 분야에서 선두주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장명수 전 총장은 “이 이야기는 수많은 이야기 가운데 콩나물 깍지만한 작은 틈새이야기에 불과하다”며 “1900년대 전북 출신 중 작고문인의 발자취를 더듬었지만 문인과 교류를 나누었던 외단의 사람 이야기로 아쉬움이 많다”고 밝혔다.

또 김규화 시인은 ‘하이퍼시 소고’를 통해 “하이퍼시는 마디들을 동시적으로 나열해 존재하게 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을 무화하거나 초월해 무한한 상상, 공간의 세계를 펼쳐보이려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회원들의 시와 시조, 수필, 동시, 동화, 소설, 평론 등도 만날 수 있다.

전북문인협회 김대곤 부회장은 권두언을 통해 “긴 겨울 속에서도 따뜻한 봄을 기다렸다. 자본이 횡행하고 현 시대 속에서 돈벌이도 되지 못함에도 문인들은 밤을 새우며 힘들게 창작의 노동을 자청하고 있다”며 “문인들의 글쓰기는 고귀한 작업이다. 내 글을 정성껏 읽어주는 사람 없어도 우리 마음 속에 머무는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우해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언어예술가들은 창작의 과정을 통해 부단히 스스로를 정화해 나가는 존재자들이다”고 밝혔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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