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 1081.2원··· 65.5원↑
소비자 담배-안주 등 잇따라
올라 부담스러워 소비 줄여
상인들 임대료 맞물려 불가피

14일 전주시 효자동 서부신시가지 중심상업지역내 한 식당

최근 메뉴판의 소주 값 앞자리 숫자를 4에서 5자로 바꿔 달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4000원 하던 소주 값이 5000원으로 성큼 올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360㎖)의 출고가격을 기존 1015.7원에서 1081.2원으로 65.5원 인상했다.

뒤이어 한라산소주가 한라산소주 오리지널(375㎖) 가격을 기존 1549원에서 1629원으로 80원 인상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참이슬 출고가격이 65.5원 올랐음에도 주류를 판매하는 일부 식당들이 인상분의 10배가 넘는 가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정모씨(51.전주 효자동)는 “일주일에 평균 2~3차례 퇴근 후 지인들과 소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를 한다”며 “4000원으로 오른 게 엊그제 같은데 5000원이라니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씨는 “소주는 대표적인 서민 술로 고달픈 일상의 큰 위안인데 소주마저 부담 되서 못 먹는 상황이 왔다”며 “담배 값 인상에 이어 소주 값까지 올라 서민들은 살기가 더 팍팍하다”고 분노했다.

이처럼 퇴근길 소주한잔도 부담스러워진다는 시민들의 푸념이 늘고 있다.

전주 혁신도시의 어느 삼겹살집.

샐러리맨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외식 메뉴인 삼겹살도 1인분에 1만3000원을 기록한지 오래다.

전주지역 소비자물가가 이처럼 고공행진을 계속 이어가면서 서민들의 지갑을 더욱 얇게 하고 있다.

전주에서 자영업을 하는 조모씨(51.중동)는 “평소처럼 지인들과 소주를 몇 병 나눠 마셨지만 영수증을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퇴근 후 지인들과 소주 한잔씩 하는 것이 서민들의 소소한 즐거움인데 언제부턴가 소주 값마저 5000원씩 하고 있어 부담이 크다”면서 “벌이는 시원치 않은데 소주, 담배 등 없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물품들 가격만 오르니 삶의 낙을 빼앗기는 기분”이라고 씁쓸해했다.

이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전북도청 인근의 직장인들이 많은 편의점에서는 점심시간에 인스턴트 음식이나 편의점 도시락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풍경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직장인인 김모씨(42.서신동)도 “술값만 오르는 게 아니라 안주 값도 오르고 그러다보니 안 오르는 건 오직 월급밖에 없는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전주 서부신시가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45)는 “소주 값 인상은 물론 임대료 등이 올라가면서 어쩔 수 없이 소주 값을 5000원으로 올렸다”면서 “계산하면서 은근히 불만을 표시하는 손님들이 있지만 나도 먹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 했다.

전북대 인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사장은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만큼 당장에 가격을 올리기 어려울 것 같아 일단은 인상을 보류한 상태”라며 “학생들 불만을 생각해 계속해서 4000원에 판다면 나중에는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전주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과 서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일방적인 주류사들의 가격 인상은 주류를 팔아야 하는 소상공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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