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군수 유범수 이야기-해정마을
양채용 효자각 사연 등 역사-인문학 담아

고창출신 이종근 작가가 '고창인문기행 ㅡ보리피리 잘라 고창에서 하룻밤(도서출판 기역, 편집 책마을 해리)을 펴냈다.

이번 책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고창군 해리면 책마을 해리 일원에서 열린 제3회 한국지역도서전에 맞춰 제작된 책자이지만, 저자가 30 여 년 동안 연구하며 찾아낸 결과물이다.

저자는 보리 피리를 잘라 고창에서 하룻밤만 묵어도 천년의 세월이 깃들어 깃들어 있다고 했다.

오늘은 비바람에 찢겨져 흩어지느니 차라리 목을 꺾는 고창 사람들의 비장함에 이내 맘도 푸르게 푸르게 언제나 떨리며 흘러간다.

저자가 새로 발굴한 자료로 넘쳐난다.

안동에 사는 부인 여강이씨가 남편 김진화에게 보낸 편지 사연을 소개했다.

완주출신 다리군수 유범수 이야기도 저자의 노력으로 빛을 보았다.

과거 선거 때마다 다리군수로 통했던 유범수.

완주군에 이어 고창군에서도 유군수가 만든 다리 기념비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작가가 2017년 10월 13일 취재 결과, 고창군 아산면 번암리 영모교 옆에 세워진 '아산초등학교 통학의 다리 준공 기념비'는 1966년 전북일보사가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한타깝게도 비석엔 날짜가 보이지 않았다.

유범수씨는 완주군수로 재직하며 다리를 세운데 이어 고창군수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이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그는 1965년 3월 26일부터 1966년 12월 3일까지 제19대 고창군수로 일했다.

공음면 선동리 해정마을 양채용 효자각의 사연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저자는 또 고창읍성 북문 ‘공북루’편액이 전북출신 창암 이삼만이 썼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김익두 교수가 최근에 발간한 ‘조선 명필 창암 이삼만 : 민족서도의 길을 열다’를 통해 이같이 주장한데 따른 것이다.

저자는 고창의 자랑 3홍화 3백화를 처음으로 명명, 눈길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사전에 실린 자랑스런 그 이름 고창을 소개했으며, 이순신 이름이 새겨진 무장 고인돌, 선운사 사천왕상의 탐관오리와 음녀, 무장읍성 정후권 영세불망비와 꽃병, 동학농민군이 부른 당뫼골 민요, ‘호남가’에 나오는 고창읍성과 무장, 흥덕, 전라감사 이서구와 구시포도 소개됐다.

무장 객사를 송사지관으로 부른지 사연을 소개하며, 대목장 유익서, 이병학, 고창 성산과 송태회, 여창 소리꾼의 고장 고창, 기생이 만든 강선교, 공음 씨앗등의 새 아씨, 고창이 왜 한반도 첫 수도인가, 이순신장군이 고창에 왔을까, 무장 효자 지방관이 쓴 다라니경 593년 만에 보물된 사연, 위봉진 행차도가 고창에 있는 까닭, 불갑사 사천왕상은 고창 연기사의 것, 백제의 노래 `선운산곡'가사 발견, 조선왕조실록을 지킨 선비 오희길, 풍암정 등을 휘호한 명필 윤용구, 방호정사에서 인재를 가르친 최익현, 연꽃 문양 희귀한 흥덕 당간지주, 황윤석이 석실서원을 찾은 이유, 모로모로 탐방열차는 언제 왜 놓였나, 김유신을 향사하는 남산사 등도 소개, 역사와 인문학의 만남을 도모했다.

문학 속의 배경지 고창과 고창 꽃담은 오랜 연구의 산실로, 이 책의 압권을 이루고 있다.

저자는 ‘우리 동네 꽃담’, ‘한국의 옛집과 꽃담’, ‘이 땅의 다리 산책’, ‘한국의 다리 풍경’, ‘한국의 미 꽃문’ 등 22권의 책을 펴낸 바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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