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태 시인 첫 시집 '숲이 있어 길도 있다'
질곡의 현장 읽어내 감춰진 의미 제시

김인태 시인의 첫 시집 ‘숲이 있어 길도 있다’(바람꽃)이 발간됐다.

현직 정읍시 부시장을 지내고 있는 시인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틈틈이 시간을 쪼개 금쪽같은 시구들을 엮어냈다.

시인은 대학 시절 선배의 조언을 가슴 속에 품어왔다.

‘인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한 시인은 살아오는 내내 가슴을 지배했고, 아직도 그 답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어렴풋하게나마 보이는 실오라기 한 점 한 점을 엮어 한 권의 시집을 내게 됐다.

시인은 항상 생각한다.

수만 년 동안 우주가 기지개를 켜 왔지만 그 생동하는 힘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설렘과 떨림의 감정들이 메말라가고 있음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흙과 먼지, 하늘, 바람, 산과 바다 심지어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 모두 이유 없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 없는 것처럼 이제는 그 존재의 빛에 말을 걸어 볼 때가 된 것이다.

때문에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하늘과 땅 그리고 자연이 품고 있는 근원적 힘과 존재의 비밀을 조금이나마 풀어보고자 한다.

시인은 “공존의 대상이 아닌 지배의 대상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몰랐던 것 같다”며 “존재의 빛에 말을 걸다보면 부지불식간 존재의 빛이 항상 우리 곁에 있어왔음을 느끼게 되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전북문화관광재단 이병천 대표이사는 “시집의 제목이 암시하듯 숲이 있어서 비로서 길이 있는 법이다. 김인태 시들은 질곡의 현상을 먼저 읽어낸 다음 돌연 숲 사이로 감춰져 있던 희미한 길 하나를 찾아내 우리에게 제시해준다”며 “시를 다 읽은 느낌이 그러하다. 위험하고 비밀스런 숲을 지나자마자 눈앞에 장대하게 펼쳐지는 대평원을 마주하는 그런 느낌이다. 시인이 기다리는 세상이 바로 그것이며, 이 길의 존재를 믿는다”고 밝혔다.

김익두 시인은 해설을 통해 “김인태 시인은 천성적으로 참 맑은 영혼을 지녔다. 그의 시를 읽고 있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시인의 맑은 영혼에 빠져든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들게 하는 순수한 정화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며 “시인의 모험은 이 땅의 신화, 역사, 문화를 창조의 비밀스런 지평에서 새롭게 융합하고 실천하는 데 있다”고 평했다.

군산제일고를 졸업한 김인태 시인은 전북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지방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군산시청 세무과장으로 직장 생활을 시작해 외교통상부 1등 서기관과 주 뉴욕총영사관 동포영사를 역임했다.

전북도청 정책기획관과 문화체육관광국장을 거쳐 현재 정읍시청 부시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평소 철학 관련 책을 즐겨 읽으며, 특히 플라톤에서 현대철학에 이르는 서양철학 2,000년 역사와 치열한 논쟁을 전개했던 독일 철학자 하이데거를 연구하면서 알게 된 시인 휠더린의 영향을 받아 우리 민족의 역사와 사상에 뿌리를 두고 시를 쓰기 시작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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