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망언 파문을 빚은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징계가 결국, 기념일 이전에 매듭지어지지 못하고 무산됐다는 소식이다.

자유한국당의 자체 징계까지 지지부진해지면서 5·18 망언에 대한 국회의 대책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5·18 망언 파문을 빚은 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국회 윤리특위 소속 여야 간사들이 긴급 회동을 열었지만 자문위원회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며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한다.

자문위원회가 의견이 없다고 보고 서둘러 징계 소위를 열어야 한다는 민주당과 자문위를 재구성하자는 한국당, 바른미래당이 막판까지 충돌했기 때문이다.

결국, 5·18 기념일 전 해당 의원들에 대한 징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다음 주 재논의하자며 결정을 미뤘다.

징계라는 국민적 요구 앞에서 자문위 구성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 것이었을까? 망언 의원에 대한 징계만 처리하고 자문위 구성 논의는 추후 추진해도 될 일이다.

한국당은 징계 당사자이기 때문에 그렇다 치지만 합리적 보수를 기치로 한 미래당의 모습은 자못 ‘한국당 2중대’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이런 가운데 권미혁 의원 등 민주당 윤리특위 위원들이 16일 국회에서 한국당 징계 무산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벌이고 한국당 차원의 자체 징계를 촉구했다.

그러나 그간의 행태로 비춰볼 때 한국당의 징계가 제대로 이루어질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망언 발언 논란의 시점인 지난 2월 8일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망언 3인방에 대한 징계는 여전히 깜깜 무소식이다.

더욱 큰 문제는 패스트트랙 합의 당시 여야 4당이 약속한 올해 기념일 이전 5.18 특별법 개정안 처리도 무산 위기에 놓였다는 점.

특별법에는 5ㆍ18 민주화운동 관련 혐오표현을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한국당이 사실상 국회 일정을 거부하면서 발의 이후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징계 절차가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당은 최근 '5·18 망언' 의원들을 옹호하는 극우 유튜버를 초청,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또 한 번 분노하고 있다.

5·18을 코앞에 두고 국회 차원의 대책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면서, 5월의 영령과 유가족들의 상흔이 좀처럼 아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고도 한국당은 5·18 정신을 계승하고, 국민을 위한 정당이라 말할 수 있을지.

망언 의원에 대한 징계도 없이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한국당.

이러고도 이들 지도부가 5.18 기념식장에 발을 들여 놓을 수 있을지, 또 5.18 영령들에 대한 진심어린 참배가 가능할지 국민들은 반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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