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1군업체 없고 2군 3곳뿐
전년 실적 76% 손익분기↓
대형공사 컨소시엄 늘려야
SOC-세제혜택 등 확대 필요

<하>건설시장 구조적 한계 극복하려면

전북에서 1등급(1군) 건설업체가 사라졌다.

건설업체수는 많은데 상대적으로 우량 건설업체가 손에 꼽을 정도다.

국토교통부가 공시한 2018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시평) 결과에 따르면 전북에는 시평액 6천억원~1천200억원 사이의 2등급 업체가 3개뿐이다.

그것도 지난 2017년 1개였던 것에서 2개가 늘어난 영향이다.

시평액 1천200억원~600억원의 3등급 업체는 7개로 2017년도에 비해 1개가 줄었다.

나머지는 4~7등급 업체로 채워져 있다.

당시 시평액 기준과는 다르지만 지난 2013년부터 1군업체가 자취를 감췄다.

1군업체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공사 수주실적이 변변찮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북지역의 건설공사 실적신고 결과 종합건설업 436개, 전문건설업 2천276개, 기계설비공사업 246개 등 총 2천958개사 중 75.8%인 2천241개 업체가 손익분기점 이하(종합 50억•전문 10억) 로 나타났다.

전북에서 1군업체 배출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시평액 기준 전북지역 종합 1위업체는 단연 계성건설㈜(대표 박종완)이다.

도내에서 계성건설의 ‘가속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제일건설(대표 윤여웅), ㈜신성건설(대표 고상범), ㈜신일(대표 공윤규), (유)한백종합건설(대표 이진일) 등도 도내에서는 보배 건설사다.

제일건설이 짓는 아파트는 곳곳에서 ‘분양 불패’의 신화를 써왔다.

전문건설업은 2천276개사 가운데 초석건설산업㈜이 1위를 달리고 있고, 기계설비공사업은 246개사로 진흥설비㈜가 1위다.

문제는 도내에 계성•제일건설•신일처럼 시공능력이 뛰어난 지역업체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이다.

1군업체를 배출시키려면 시공능력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다.

더많은 공사를 도급받기 위해서라도 시공능력은 중요하다.

시공능력을 높이는 것은 새로운 건설산업 재편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한 방편이다.

전북 건설시장이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공공-민간 할 것 없이 대형공사에 지역업체 컨소시엄을 늘리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도내 시평액 1위업체라도 대형공사의 주관사로 나서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대형공사 참여를 위해서는 컨소시엄 구성이 필수적이다.

민간 건설경기 부양카드도 꺼내놓아야 한다는 여론이다.

최근 지역 대형건설공사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는 지역건설경기 부양에 일조할 전망이다.

 특히 SOC예산을 늘리고 금융권의 대출규제 완화와 세제혜택을 확대해 업체들의 숨통을 터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올해 SOC예산은 2018년 18조9천억원에서 18조5천억원으로 2.3% 줄어들 조짐이다.

이 때문에 민간투자 확대를 통해 전체 SOC사업 규모를 유지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는 진단했다.

사업의 수익성을 판단하고 담보해 대출을 진행하는 형태의 PF(project financing)대출을 제한적으로 확대하는 것도 자본에 목말라하는 지역 건설사들에게 단비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 침체를 외부요인에서만 찾으려는 ‘넋두리식’ 대응으로는 급변하는 건설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며 “건설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건설산업 재편이 거론되는 시대에 자구책을 강구하지 않는 업체들은 더 이상 설자리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건설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건설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덩치만 키울것이 아니라 내실을 다져야 한다”며 “소위 잘나가는 우량업체에 대해 시샘보다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이 건강한 지역건설시장을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꼬집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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