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의 전북 7건 개최할때
서울 688건-부산 212건 등 큰差
참가자 줄잇고 소비관광 큰시장
도로-항만등 인프라확충 기여

인천 내년 ADB 연차총회지 선정
4천명참여 파급효과 330억 기대
부산 2030 등록엑스포 유치땐
생산유발 43조 50만명 고용창출
광주 김대중컨벤션 가동 70%

전북 국제행사 유치-전략부재
혁신도시 기관이전-새만금개발
컨벤션-호텔 수요 폭발적 증가
도-시 공조 공격적 전략 짜야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을 계기로, 마이스(MICE) 산업 활성화에 도민들의 기대감이 크다.

마이스산업 성장에 걸림돌이었던 컨벤션 센터가 조성되면,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컨벤션은 물론 애초 계획했던 자연녹지 공간까지 들어서기로 하면서, 도민들의 기대감은 부풀어 오르고 있다.

벌써부터 도민들은 서울의 '코엑스', 부산의 '벡스코'와 같이 전북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희망을 품고 있다.

이에 마이스산업 현주소와 앞으로 진행될 전북의 변화, 이를 통한 경제적 파급효과와 과제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 황금알을 낳는 거위

자치단체들마다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전에 뛰어든 것은 그만큼 지역발전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당장 국내·외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소비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물론 관련산업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전북은 그 동안 핵심 인프라와 전략부재 등으로 인해 유치경쟁에서 크게 뒤쳐져 왔던 게 사실이다.

국제컨벤션협회(ICCA)가 최근 세계 국가별·도시별 국제회의 개최 실적 순위를 발표한 자료만 보더라도 한국 유치실적에 비해 전북 유치 실적은 저조했다.

한국은 지난해 273건을 유치했고, 순위도 1단계 오른 12위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자치간체 순위 발표에서는 서울·제주·부산·대전 등의 순으로 전국 상위권을 휩쓸었고, 전북은 순위에도 들지 못했다.

국제협회연합(UIA)이 발표한 '2017 국제회의 개최 실적'만 보더라도 2017년 기준 전북은 국제회의 개최가 7건 밖에 되지 않는다.

전주가 3건, 군산 2건, 무주 2건에 불과해 도가 세우고 있는 국제회의 유치 전략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비해 서울은 688건, 부산 212건, 제주 139건, 인천 66건, 대구 43건, 대전 27건을 유치하는 등 전략이 눈부셨다.

국제행사 유치에 이처럼 자치단체들이 적극적인 이유는 회의기간 외국인 참가자들의 방문이 줄을 잇기 때문이다.

참가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지역에 큰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고, 큰 시장이 형성된다는 것은 그만큼 큰 소비가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관광과 환경, 문화 등 관련분야의 교류로 인해 발전을 기약할 수 있고, 도로와 공항 등 인프라 확충에도 기여한다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인천시가 최근 2020년 제53차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오는 2020년 5월 2∼5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릴 예정인 이 행사는 2004년 제주도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ADB 총회를 유치한 이후 두번째다.

ADB 총회는 67개 회원국의 정부대표단, 국제금융기구 관계자, 학계, 기업인 등 약 4천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인천시는 ADB 총회 유치로 경제적 파급효과 330억 원, 고용유발 효과 200명 등의 경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도 최근 '2030 등록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는 등록엑스포 사업비로 시설 비용 등 직접 사업비와 도로, 교량 등 지원시설비 등을 합쳐 모두 4조8천995억원을 예상했다.

부산시도 정부지원금 등 공공수입과 입장료, 사업수입, 행사 이후 부지 등 매각수입 등 5조9천409억원의 수입이 예상돼 흑자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회 유치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는 43조원에 달하며 모두 50만4천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돼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박람회 이후 해당 부지를 비즈니스, 복합문화, 해양산업 및 연구개발 지구로 분할해 해양·전시·금융·관광 산업 중심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리지역 인근인 광주의 경우도 전시와 회의시설인 김대중컨벤션센터가 지난 2005년 9월 개관해 14년째를 맞았고 도시마케팅 전담기관인 광주관광컨벤션뷰로(CVB)가 2007년 출범해 MICE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14년간 이들 기관이 중심이 되어 광주 MICE산업은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뤘다는 평가다.

김대중센터의 경우 전시장 가동률이 70%대를 유지하면서 국내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연간 1천500여건의 행사가 개최되는 등 서남권을 대표하는 전시컨벤션센터로서 양적으로 급성장했다.

또한 전시컨벤션 1천500건 유치와 주관 전시회 12건 성공적 개최 등 상향된 목표달성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최근에는 제2 전시장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전북, 그동안 소규모 행사유치도 어려워

MICE산업이 이처럼 잠재력이 큰 고부가가치산업임에도 전북은 열악한 인프라와 지원제도의 미비로 충분한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MICE산업이란 전시·회의와 관광을 결합한 ‘비즈니스 관광’(business travel)과 관련된 산업을 일컫는다.

최근에는 여기에 이벤트까지 포함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국제회의 참가자 1인당 지출액(2017년 2천941달러)은 일반 방한 외래객 지출액(1천481달러)의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방문객들에 의한 개최 도시 홍보 등의 문화적 효과도 크기 때문에 세계 주요 도시들이 MICE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 전시컨벤션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시설 면적은 2011년보다 7.6% 증가했고 시설 수는 1.8% 늘었다.

대형화 추세에 부응해 10만㎡ 이상 규모 시설이 27%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중국과 인도가 공격적 시장 개발과 정책 지원으로 성장 폭이 크다.

국내에서도 지자체들의 관심 고조로 전시컨벤션센터 건립과 뷰로(CVB:컨벤션 유치 전담 기구) 설립 등 국내 MICE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3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전시컨벤션센터가 16개가 가동 중이며, 울산(2020년), 청주(2022년)가 개관을 서두르고 있다.

지역컨벤션뷰로는 2010년 7개에서 2018년 13개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전북의 구제행사 유치는 매우 미약한 수치다.

이유는 호텔과 컨벤션 등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

부안 대명리조트와 무주 덕유산리조트에 각각 700명과 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회의장과 504실, 1천506실의 숙박시설이 있지만, 대규모 행사(회의)를 유치하기에는 절대 부족하다.

군산 지스코(GSCO)가 2천명까지 수용 가능한 국제회의시설을 갖추고는 있지만 이를 활용한 전북도 차원의 마이스산업 육성 의지도 없었다.

부산시가 국제회의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벡스코와 노보텔엠배서더부산, 파라다이스호텔부산 등 대규모 호텔이 밑바탕이 됐다.

전략부재도 지적된다.

도는 해마다 국제회의 유치와 컨벤션 전담기구를 통해 대규모 국제행사(회의) 유치전에 나서고 있지만 지역여건을 살린 맞춤형 국제행사와 많은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대규모 국제회의를 유치하는 데 한계를 보이곤 했다.



△ 전주종합경기장 컨벤션, 마이스(MICE: 회의·관광·전시) 산업으로 확대시켜야

부산광역시는 부산관광공사를 공식 출범하면서 마이스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히 대규모 국제행사와 국제회의를 유치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지역산업, 지역발전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인근 광주광역시도 열정적이다.

현재 2004년 개관한 김대중컨벤션센터의 전시관 가동률이 70%로 거의 한계에 도달했다며 제2센터까지 건립을 추진중이다.

적자라던 컨벤션운영이 15년 만에 눈부시게 성장한 것이다.

전북의 수요도 앞으로 무궁무진하다.

전북혁신도시의 공공기관이 모두 입주했고, 새만금 내부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외 방문객과 관광객 증가로 인한 컨벤션과 호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도내 컨벤션 건립사업은 전주종합경기장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서 중단됐다가, 최근 미래 지역발전을 위한 기반구축 차원에서 추진키로 결정됐다.

컨벤션과 전시, 회의 등을 축으로 한 마이스(MICE) 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져 있는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전북도와 전주시가 새로운 전략을 마련,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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