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검찰-경찰 사칭해
보안프로그램 설치 유도
금융계좌 입출금 조작해
4천만원 인출한 일당 검거

검찰과 경찰을 사칭해 피해자들의 휴대폰에 악성코드가 포함된 앱을 설치하게 해 수천만원을 챙긴 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주덕진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씨(26)를 구속하고 B씨(23)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해 이들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3월 19일 보이스피싱 피해자 3명의 금융계좌에서 현금 4200만원을 인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검찰과 경찰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휴대전화에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며 악성코드가 포함된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했다.

해당 앱을 설치하면 휴대전화에 깔린 공인인증서 등을 통해 피해자의 금융계좌 입출금 등을 조작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가 범행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기관으로 전화를 걸어도 악성코드가 도중에 전화 신호를 가로채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통화를 연결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조직원들은 실제 전화가 걸려오면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을 사칭하며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에 나서 범행을 확인하고 A씨 등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조사결과 A씨 등은 건당 수십만원의 수당을 받기로 하고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이 같은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23일 서울 은평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 국내 관리자와 외국인 인출책 등 54명을 검거해 42명을 구속한 뒤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대출 절차 진행을 위해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한다”고 속여 피해자들의 휴대전화에 악성코드가 포함된 앱을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앱이 설치되면 피해자가 확인을 위해 실제 금융기관으로 전화를 걸어도 악성코드가 전화 신호를 가로채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연결된다.

휴대폰 앱 관련 전문가는 “‘폴 안티스파이’ 앱이나 최신 백신 프로그램을 휴대전화에 설치하면 악성코드가 담긴 앱 설치를 예방할 수 있다”며 “악성코드 설치를 유도하면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운영하는 ‘보호나라’홈페이지에 신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피해자에게 설치를 유도한 앱은 계좌 내용은 물론이고 통화까지 들여다보는 기능이 있다”며 “경찰 등은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앱 설치를 유도하지 않으므로 휴대전화 이용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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