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여풍, 주목받는 여성기업인-'현대어패럴' 박정희대표

20년간 섬유업 전과정 실력다져
유아동의류 '프랜스링' 런칭
품질관리-직원소통 성장동력

‘뿌리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다.’

전주시 기린대로 711에 둥지를 틀고 있는 ‘현대어패럴’ 박정희 대표의 첫인상이다.

 전북은 과거 한때 섬유산업의 메카로 불렸지만 지금은 BYC 등 브랜드 기업의 경영악화, 글로벌 시장 경쟁력 저하 등으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

그 위기 속에 하루가 멀다고 섬유기업들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임가공업체로만 머물다 보니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같은 업계의 분위기에 휩쓸릴 법도 하지만 현대어패럴은 오히려 지난해 1월 자체적으로 유아동의류 브랜드 ‘프랜스링’을 런칭하며 시나브로 성장해 가고 있다.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현대어패럴을 이끄는 박정희 대표의 첫인상이 ‘뿌리 깊은 나무’였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박 대표는 “20살 초반에 유아복을 만드는 곳에 취직하면서부터 섬유업과의 인연이 시작됐다”며 “하지만 당시 분업이 안 되던 시대였던 만큼 새로운 시스템으로 회사를 운영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도전, 그게 벌써 25년이나 됐다”면서 옛 기억을 떠올렸다.

강산이 2반 반 이상 변하는 동안 그는 오롯이 ‘섬유업’ 한 길만 걷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그는 포장부터 배우기 시작해 봉제, 재단, 나염 등 옷 만드는 전 과정을 단계적으로 배우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왔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기반을 다져온 것으로, 이런 경험이 오늘의 현대어패럴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전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품질 관리에 있어서는 깐깐하기 그지없는 대표로 통하고 있다.

 질 좋은 원단으로 꼼꼼한 바느질과 포장까지 어느 단계 하나 놓치지 않고 꼼꼼히 검수함에 따라 현대어패럴은 대한 의류업계의 신뢰는 두말하면 잔소리라고.

이에 다른 업체들이 일감이 없어 문을 닫을 때도 현대어패럴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박 대표는 “옷은 입어보면 바로 안다. 특히, 유아복을 만들기 때문에 더 정직하게 꼼꼼하게 품질을 관리해야 한다”며 “이에 우리는 인건비가 부담되더라도 모든 과정에 관리자를 둬 실시간 검수해 최고의 품질의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이 현대어패럴의 첫 번째 강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는 나 혼자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현대어패럴에 대한 신뢰는 직원들로부터 나온다. 해서 이들과 항상 소통하고 목표를 함께 세워서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내 분위기 덕분에 현대어패럴 직원 50여 명 대부분 장기근속자이며, 이 중 일부는 창업할 때부터 현재까지 23년간 박 대표와 동고동락하고 있다.

‘내 회사가 아닌 우리 회사’라는 경영 방침과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현대어패럴의 또 다른 경쟁력인 것이다.

지난해 1월 자체브랜드 ‘프랜스링’을 런칭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직원들이 하나로 힘을 모아 믿고 따라줬기에 가능했다고 박 대표는 말했다.

그는 “우리가 만든 옷이 백화점으로 들어가는 만큼 평소에도 품질에는 자신이 있었다. 이에 자체브랜드를 만들어 사업영역을 확장,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싶었다”며 “하지만 무작정 모험을 할 수 없어 망설였다. 그러던 찰나에 직원 한번 해보자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그 덕분에 프랜스링은 런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빠르게 성장, 특히,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의 도움으로 공영홈쇼핑에 나가 매진을 기록하며 시쳇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이제 또 다른 시작이라고 말하는 그는, 올가을에는 신생아 의류까지 생산품목을 확대하며 엄마들이 믿을 수 있는 브랜드로 ‘프랜스링’의 이미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여성의류까지 영역을 확대, 일상에서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의류업체로 성장해 나갈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대어패럴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늘 노력하는 박 대표는 “더딜지라도 정직하게 기업을 운영해 나가고 싶다. 기업이 성장해도 내 아이, 내 가족에게 입히는 마음으로, 원단부터 포장까지 꼼꼼히 관리하는 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모범이 되는 기업, 당당히 목소리를 내는 여성CEO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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