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김철모

김촐모 도 정책기획관 5번째 시집 발간
40년 공직 퇴직 후 귀향 준비과정 담아
시 79편 수록 "자연 순응 함께 숨쉴 것"

공무원 시인으로 이름 난 전북도청 김철모 정책기획관의 다섯 번째 시집 ‘귀향’이 발간됐다.

소소한 삶에서 시제를 찾는 김 시인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귀향을 주제로 서정적인 시구를 마음껏 표현하고 있다.

마치 공직을 마무리하면서 귀향을 준비하는 자신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빗대 노래하고 있는 셈이다.

시는 정읍 고부에 마련된 전원생활에서 마주한 거미 등 각종 곤충과 꽃들, 잡초, 새, 길고양이들 등 이들과 나눴던 수많은 대화들을 특유한 표현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

공직생활을 시작한 1979년을 의미하듯 시집은 시 79편이 수록됐다.

1부 그 곳에서 살고 싶다, 2부 잡초와 농군, 3부 나비네 여덟 가족, 4부 남의 집 같은 내 집, 5부 명자가 왔다, 6부 인생의 길 등 총6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원주택 경덕재 건축과정과 주변을 꾸미는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을 편하게 전하고 있다.

서문에서 시인은 “돼지로 태어나 돼지해에 야인으로 돌아가는 40년의 공직생활에서 우여곡절도 많았고. 귀양을 생각하기도 하고. 낙향을 생각하면서 참고 버티어 온 시간이 귀향의 길로 안내했다”며 “그간 40년을 사람들과 놀았으니 이제는 모든 자연과 함께 놀아야 할 판이다. 귀향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시골 냄새를 시라는 수단으로 옮겼다. 다른 사람에게는 헛글로 보일 수도 있지만 필자로선 그 자체가 삶이었고 가치있는 기록이다”고 말했다.

맺는 말에서도 “앞으로 자연에 순응하고 그들과 함께 숨쉬고 놀아야 할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귀향은 북적거림보다는 한적함을 선택함이다”라며 “어떤 사람은 도회지에 머물기도 하고 누구는 고향을 찾기도 하지만 삶의 가치관을 어디에 두고 사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살다보면 어려운 일도 있을 것이고, 반복되는 일, 새로운 일도 생기겠지만 귀향 이야기는 계속된다”고 맺었다.

최명표 문학평론가는 “시집 ‘귀향’을 보노라면 40여년의 긴 공직생활을 마치고 귀향하는 감회가 절절하게 녹여 있다.

퇴직하고 나서 비로소 마주하게 된 자잘한 세목을 향한 따뜻한 눈길과 우주의 생명에 대한 감명, 자연의 순리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곰삭은 자세들이 한데 육화된다”며 “앞으로 환갑을 기념한 시집보다 더 울울하고 창창한 시편들로 지어진 집에 상량을 올릴 수 있으리라”고 평했다.

정읍에서 태어난 김철모 시인은 고향 이름에서 따온 서당봉, 서봉, 지사를 아호로 쓰고 있다.

2007년 설중매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시집으로 ‘그리고 고향 지사리(2008)’, ‘또 하나의 행복(2009)’, ‘봄은 남쪽바다에서 온다(2012)’, ‘꽃샘추위에도 꽃은 피고(2014)’를 출간한데 이어 5년 만에 5집‘귀향’을 이번에 펴냈다.

대한민국 베스트작가상(2010) 등 3회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한국문학세상 등단 정회원, 아시아문예진흥원 부이사장, 전북문인협회 회원, 10대 정읍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1979년에 공직을 시작해 전북도청에서만 31년을 재직했다.

주요요직을 거쳐 행정지원관, 익산부시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전북도 정책기획관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번 5집 시집 제호는 경덕재(經德齋) 당호를 썼던 서예가 백담(百潭) 백종희 선생이 썼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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