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남문서 꽃상여 행진-거리공연
동학농민혁명 녹두관에 영구안장
시, 사람중심 동학 정신 계승 발전

1일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영정과 상여행렬이 유골 안장식장인 전주 완산공원 녹두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안장식을 한 무명의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은 1906년 일본군에 의해 처형돼 1995년 일본 북해도대학 표본창구에서 발견됐다./이원철기자
1일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영정과 상여행렬이 유골 안장식장인 전주 완산공원 녹두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안장식을 한 무명의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은 1906년 일본군에 의해 처형돼 1995년 일본 북해도대학 표본창구에서 발견됐다./이원철기자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이 125년 만에 전주동학농민혁명 녹두관에 안치되면서 편히 잠들 수 있게 됐다.

전주시와 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이사장 이종민)는 1일 김승수 전주시장과 이종민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동학농민혁명유족회, 전국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단체 관계자와 시민 등 500여명이 함께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을 전주동학농민혁명 녹두관에 영구 안장하는 안장식을 거행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5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안장식은 임시 보관돼온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서 유골을 모시고 나와 발인의식을 시작으로 화약을 체결하고 집강소를 설치해 민·관협치의 동학농민혁명의 꿈을 실현해 나간 발자취를 따라 꽃상여 행진과 거리공연이 펼쳐졌다.

특히 전주입성 관문인 풍남문에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노제와 거리공연, 시민이 직접 만장을 작성하고 행렬에 참여하는 등 동학농민군 지도자를 애도하고 추모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모여졌다.

또한 초록바위에서는 호남창의소 창의문 낭독으로 동학농민혁명의 보국안민 정신과 민족·민주 정신을 다시 되살리고 마음속에 기리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동학 지도자는 노제 후 동학농민군의 주요 전적지였던 완산공원에 조성된 전주동학농민혁명 녹두관 입구의 특설무대에서 진혼의식을 거행한 후 녹두관 내 추모공간으로 이동하며 마침내 영면에 들게 됐다.

시는 이번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안장을 계기로 아시아 최초로 근대 민주주의를 실현했던 사람중심의 동학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안장식에 앞서 31일에는 전주완산도서관 강당에서 동학농민군 전주입성 125주년 기념식 및 문화공연과 국제학술대회도 열렸다.

이날 기념식은 ▲폐정계혁안 낭독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봉환에 기여가 큰 이노우에 가츠오 일본 북해도대학 교수와 한승헌 변호사에 대한 감사패 수여 ▲민족민주운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음악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이종민 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봉환부터 안장까지 안식처를 찾지 못하고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이제라도 후손으로서의 도리를 하게 돼서 다행”이라며 “그동안 동학농민군 지도자 유골 안장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신 관계기관과 전주시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동학농민군 지도자가 동학농민혁명의 전승지인 전주에서 영면하게 된 것은 근대 민주주의의 뿌리인 동학농민혁명의 정신과 전주의 역사적 위상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전주시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수많은 동학농민군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고 동학농민혁명의 숭고한 정신과 뜻을 앞장서 이어가 역사 앞에서 당당한 도시, 역사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도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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