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위도서 어선 전복사고
선원 3명 숨져··· 어선 추진기
폐로프에 감겨 사고 난듯
5년간 폐그물사고 887건달해

어민들이 쉽게 쓰고버린 폐그물이 결국 사람을 잡았다.

부안군 위도 부근에서 어선 전복 사고로 선원 3명이 숨졌다.

부안해양경찰서와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31일 오전 5시 56분께 부안군 위도 북쪽 9㎞ 해상에서 7.93t급 어선이 전복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어선에 승선했던 베트남 국적 선원 1명은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던 어선에 발견돼 구조됐다.

해경은 신고를 받고 오전 6시 15분께 사고 해역에 도착해 이미 수면 아래로 상당 부분 가라앉은 선박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전복된 선박 안으로 진입해 의식이 없는 선장 A씨(46) 등 3명을 찾아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이들 3명은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구조된 베트남 선원은 전날 밤 10시께 배가 전복된 것 같다고 해경에 진술했다.

그는 “갑판 화장실에 있었는데 갑자기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 배가 전복되기 직전에 탈출했고, 무언가와 부딪힌 듯한 충격은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풍속은 강하지 않았고 해역에 암초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어선 추진기(스크루)에 폐로프가 감겨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같은 폐그물등 해양쓰레기 에 의한 선박사고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되어왔다. 

한해 바다에 버려지는 해양 쓰레기는 14만 5000여 톤으로 이 가운데 1/3은 폐그물, 폐어구 등 바다에서 연유한 것이고, 2/3는 육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도내 서해안지역 바다속에는 폐그물등폐어구등이 널려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폐어구는 선박 사고의 큰 원인이 되는데, 지난 2013년부터 5년간 발생한 선박사고 8,081건 중 887건이 폐그물에 의한 사고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폐그물에 걸린 고기가 다른 물고기를 유인해 계속 죽게 만드는 이른바 ‘유령어업’ 또한 심각한것으로 전해졌다. 해수부는 전체 해양 생물의 10%가 유령어업으로 죽어가는 것으로 분석했다. 

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구역을 나누어 해양 쓰레기를 치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특히 양식장이나 어망이 처져 있는 곳은 접근 자체가 어려워 손도 못 대고 있는 상황이다. 

부안해경관계자는 “폐그물 무단투기는 해양오염뿐만 아니라 해양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니 반드시 육상으로 가져와 처리해야 한다”면서 “항해시 주변 상황에 대한 견시를 철저히 해 해양사고 예방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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