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쓰레기가 사람 잡았다.”

어민들이 쉽게 쓰고 버린 폐그물이 사람을 잡았다는 소식이 본보 사회면 톱기사로 다뤄졌다.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는 사실 부안군 위도 부근에서 어선 전복 사고로 선원 3명이 숨진 사고를 조명한 기사다.

지난달 31일 새벽 부안군 위도 북쪽 9㎞ 해상에서 7.93t급 어선이 전복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해경에 접수됐다.

이 어선에 승선했던 베트남 국적 선원 1명은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던 어선에 발견돼 구조됐다.

해경은 신고를 받고 오전 6시 15분께 사고 해역에 도착해 이미 수면 아래로 상당 부분 가라앉은 선박을 발견했다고 한다.

해경은 전복된 선박 안으로 진입해 의식이 없는 선장 A씨(46) 등 3명을 찾아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이들 3명은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구조된 베트남 선원은 전날 밤 10시께 배가 전복된 것 같다고 해경에 진술했다.

사고 당시 풍속은 강하지 않았고 해역에 암초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해경은 어선 추진기인 스크루에 오래된 폐 밧줄이 감겨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같은 폐그물 등 해양쓰레기 에 의한 선박사고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되어왔다는 게 주변의 반응이다.

한해 바다에 버려지는 해양 쓰레기는 14만 5000여 톤으로 이 가운데 3분의 1은 폐그물, 폐어구 등 바다에서 연유한 것이고, 나머지는 육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폐어구는 선박 사고의 큰 원인이 되는데, 지난 2013년부터 5년간 발생한 선박사고 8081건 중 887건이 폐그물에 의한 사고였다고 한다.

더욱이 폐그물에 걸린 고기가 다른 물고기를 유인해 계속 죽게 만드는 이른바 ‘유령어업’ 또한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수부는 전체 해양 생물의 10%가 유령어업으로 죽어가는 것으로 분석했다.

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구역을 나누어 해양 쓰레기를 치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특히 양식장이나 어망이 처져 있는 곳은 접근 자체가 어려워 손도 못 대고 있는 상황이다.

해양쓰레기는 해양생물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에 유출 되고 그 속에 있던 플랑크톤이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다.

그리고 그 플랑크톤을 섭취한 물고기를 먹는 마지막 주체는 결국, 우리다.

문명의 이기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 자신들에게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아낌없이 주는 바다지만 이를 어지럽힐 때는 그 대가가 반드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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