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달님 가야금 연주자

전국국악대전 대통령상
인정받는 연주자 목표이뤄
많은 대회 출전 고배 마셔
모든 사람 심금 울리고파

 

“한을 풀은 느낌이다. 오랜 숙원이 이뤄져 너무 감사하며 지난날의 아픔과 부족함을 모두 메운 기분이다.”

지난달 26일 제17회 전국국악대전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한 박달님씨는 오랫동안 꿈꿔왔던 꿈이 현실이 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특히 여러 번의 도전 끝에 많은 눈물도 흘렸고, 포기도 생각했던 터라 수상의 의미는 더욱 깊게 다가온다.

대회 직전까지 아픈 몸을 이끌고 바쁜 활동을 소화했다.

몸살감기로 5월초 러시아 소비노프음악원 독주회도 취소한 상태였다.

대회 전날에는 룩스오케스트라와 협연을 마치고, 다음날 부랴부랴 대회에 참가했다.

‘최옥산류 가야금산조’로 경연을 마쳤고, 대회 관계자들의 칭찬이 이어졌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지난날 설움이 복받쳐 눈물이 났지만 애써 참아냈다.

이번 수상이 가야금 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악을 좋아하는 아버지 영향을 받았다.

당시 아버지는 이일주 명창에게 소리를 배웠다.

집에 오면 딸에게 소리를 가르치며 자연스럽게 국악을 접할 수 있었다.

중학교 진학 후 취미 차원에서 가야금을 배웠고, 1986년 전북도립국악원 강정렬 선생을 통해 본격 시작했다.

성금연류, 신관용류, 가야금 병창을 이때 배웠으며, 전북대 입학 후 정회천 교수에게 최옥산류 산조를 꾸준하게 학습하고 있다.

1996년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에 입단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손으로 꼽아보니 33년을 가야금과 함께 했다.

평범한 연주자보다는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꿈은 곧 대통령상이다.

대통령상은 단순한 상장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신과 남이 모두 인정하는 연주자가 되기 위해선 목표 달성이 필요했다.

“가야금을 시작할 때부터 대통령상을 목표로 했다. 상장이 목표가 아니라 모두에게 인정받는 연주가가 되고 싶었다. 연주자라면 누구나 가지는 욕심이며,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다.”

많은 대회에 출전했다.

장흥 가무악경연대회 명인부 우수상, 경주 신라국악제전 일반부 최우수상 등을 받았지만 이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작년과 이전에도 연거푸 고배를 마시며 포기할 까 생각도 했다.

그럴 때마다 어린 시절 다짐을 생각하며 몸을 추슬렀다.

새로운 시작이다.

대통령상 수상이 급작스런 변화를 가져오진 않지만 오랜 세월 얻은 인생의 소리를 제대로 풀어낼 요량이다.

늘 해왔던 것처럼 악기에 모든 감정을 쏟아내고, 남이 아닌 자신을 치유하는 음악, 영혼과 감정을 울리는 음악을 보여줄 계획이다.

“수상을 하니 꿈을 이룬 기쁨보단 다른 음악세계가 열렸음을 알게 됐다. 마냥 기뻐할 것이 아니란 이야기다. 이제는 누구나 인정하는 명인의 소리란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의 말처럼 사람마다 모두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음에도 음악은 공통으로 작용된다.

내가 좋으면 다른 사람도 좋기 마련이다.

이런 의미에서 자신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연주가가 되고 싶은 게 앞으로의 바람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신발끈을 동여맬 각오다.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아 구체적 일정은 없지만 우선 독주회를 열 예정이다.

국악원의 바쁜 일정은 기본이고,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하나 둘 펼칠 계획이다.

전북대 한국음악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부수석으로 활동 중이다.

전북대와 한국전통문화고, 원광대에서 후학양성에 힘을 썼고, 올해 5월 현재 개인독주회 7회, 오케스트라 초청 협연 8회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가야금앙상블 ‘정’ 대표를 맡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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