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철통방어 "뚫리면 안돼지"
ASF 철통방어 "뚫리면 안돼지"
  • 이신우
  • 승인 2019.06.06 1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中 여행객 군산항 입국시 돼지고기
피자토핑 가져와 ASF 유전자 검출
北 ASF 확진 OIE농장 77마리 폐사
도내 802호 농가 135만2천두 사육
전북도-시군-농협중앙회 방역태세
생석회 141톤 지원 음식물급여 중단

1960년대 포르투갈-스페인 첫발생
출혈성 1종 가축전염병 치사율 100%
백신-치료제 없어 살처분 불가피
감염시 붉은 반점-출혈 증상 나타나
국내 발생사례 없어 유입 차단 주력
다른 축사 전염 될 가능성 낮아

가축전염병 예방법 과태료 천만원
방역조치 위반 농가 보상금 감액
음식물류 급여 전면금지 시행돼야
외국인 축산물 반입 금지 지도교육
발생국가 여행 자제 등 주의 당부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이 남하할 기세다.

최근 3년간 전세계 47개국에서 발현해 북한까지 상륙한 ‘ASF 공포’가 국내로 진입할 태세다.

지난 4월 군산항을 통해 유입된 ASF 바이러스 유전자 검출은 도내 축산농가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유전자 검출에 이어 ASF 발생이 현실화될 경우 전북의 축산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ASF는 돼지나 멧돼지에게만 생기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이른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살처분 처리를 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나친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돼지과 동물에서만 감염되고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 감염되지 않는다고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양돈 농가들의 피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2010년 돼지 구제역 ‘악몽’이 재현될 경우 피해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ASF 차단을 위한 철저한 예방대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ASF의 발생 상황과 차단대책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ASF 북한까지 상륙…전북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전북에서도 검출됐다.

지난 4월 9일 중국인 여행객이 군산항으로 입국하면서 가져온 피자의 돼지고기 토핑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발견됐다.

전북농협과 전북도에 따르면 6일 현재 국내에서는 해외여행객의 축산물 유입으로 총 17건의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나타났다.

인천공항 8건, 청주공항 3건, 제주공항 2건, 김해공항 1건, 무안공항 1건, 평택항 1건, 군산항 1건 등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해부터 중국,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 아시아 4개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137건, 몽골은 올해 1월부터 11건, 베트남 2월부터 2천787건, 캄보디아 3월부터 7건의 ASF가 발생했다.

최근 3년 동안 ASF 발생 국가를 보면 유럽 13건, 아프리카 29건, 아시아 5건 등 전세계 47개국에서 발현할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북한에서도 ASF가 발생했다.

북한 당국은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99마리 가운데 77마리가 폐사해 정밀 검사한 결과 돼지열병으로 확진 됐다고 보고했다.

북한은 나머지 22마리를 살처분한 뒤 농장을 봉쇄해 이동을 제한하고 소독 등 방역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북한에서 돼지열병이 발생한 것이 공식 확인됨에 따라 야생동물을 통해 남측으로 유입될 것을 우려해 접경지역 14개 시군까지 특별관리지역을 확대 지정하고 긴급방역을 실시하는 등 총력 방역 태세에 들어갔다.

전북지역에서도 ASF 발생에 대비한 철통 방역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

전북은 전국 대비 11.9%에 해당하는 802호 농가에서 135만2천 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ASF 차단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방역망이 뚫릴 경우 양돈 농가들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북농협과 전북도, 시군은 ASF의 지역 유입 차단을 위해 방역활동 강화, 발생 위험성과 예방 요령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농협은 이미 중앙회 차원의 비상방역대책회의를 통해 특별방역지침을 시달했다.

우선 접경지역 내 양돈농가 353곳에는 생석회 141톤을 긴급 지원했다.

공동방제단을 가동시켜 접경지역에서 음식물류 폐기물(잔반)로 돼지는 사육하는 농가에 대해 주 2회 소독을 펼치고 있다.

양돈농가에 대한 ASF 예찰 활동을 주 1회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축산사업장 별로 자체 ASF 방역프로그램도 가동에 들어갔다.

전북농협도 중앙회 지침에 따라 철저한 차단방역에 나서고 있다.

전북도도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관내 돼지농가 전담공무원을 지정해 현장을 점검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실태 조사와 지도에 나서고 있다.

또 ASF가 돈육 가공품 등의 축산물을 통한 전파 가능성이 큰 만큼 일반 관광객의 ASF 발생국 해외 여행 자제와 귀국 시 휴대용 축산물을 국내에 절대 반입하지 않도록 주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양돈 농가와 양돈산업 관계자들에게도 ASF 발생지역 여행금지, 외국인 근로자 고향 방문 후 농장 출입 금지, 남은 음식물 급여 자제 등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

남은 음식물 급여농가에 대해서는 도와 시군을 통해 지속적인 점검·지도를 펼치고 있으며,  남은 음식물을 부득이 급여하는 경우 80℃ 30분 이상의 열처리를 요청했다.

또한 전남 45호, 충남 32호, 경북 9호, 경남 9호 등 타도 돼지 반입농가 95호에 대해 유사시 반입 금지 조치에 나섰다.

이 밖에도 방역 훈련과 교육, 예찰 소독, 모니터링 검사를 강화해 지역 유입 차단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1종 가축 전염병 막아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바이러스 출혈성 1종 가축전염병이다.

과거 ‘돼지콜레라’는 ‘돼지열병’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로써 돼지에 발생하는 1종 전염병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돼지열병’(돼지 콜레라), ‘돼지수포병’ 등 3개의 질병이 있다.

ASF는 총 15종에 이르는 1종 가축전염병 중의 하나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ASF 발생 사례가 없다.

ASF는 돼지에서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감염되면 10일 이내에 치사율이 최고 100%에 이른다.

감염돼지의 눈물, 침, 분변 등 분비물로 직접 전파된다.

또 잠복기는 4일에서 19일로 일단 감염되면 42도의 고열과 구토, 피부출혈 증상이 나타난다.

세계적으로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발생시 살처분 정책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보면 ASF는 약 100년 전부터 아프리카 지역에 발생하는 일종의 풍토병으로 알려져 있다.

선박에서 남은 잔반이 원인이 돼 지난 1960년대 유럽 최초로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서유럽에서 발생돼 1990년대 박멸됐다고 한다.

이후 지난 2007년 동유럽에 다시 유입된 ASF는 야생 멧돼지가 원인이 돼 현재 유럽과 아시아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돼지 외에 물렁진드기(soft tick)가 이 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다가 돼지나 야생멧돼지를 물어서 질병을 전파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ASF는 사용 가능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국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ASF가 발생하면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발생 사실을 즉시 보고해야 하며 돼지와 관련된 국제교역도 즉시 중단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사율이 높지만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기 때문에 지나치게 공포심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ASF에 감염되면 피부에 붉은 반점과 출혈이 생긴다.

바이러스의 종류가 급성 또는 만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목이나 복부 등 피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고 코나 귀, 다리에 출혈이 생기는 게 일반적 증상이다.

모든 연령의 돼지가 감염될 수 있고 감염된 돼지는 빠르면 수일 내 죽을 수도 있다.

ASF는 치사율이 높지만 구제역보다 전염성이 크지는 않다.

동일한 축사 내에서는 전체가 전염될 가능성이 높지만 차단방역이 잘 이루어질 경우 다른 축사로 전염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돼지 콜레라로 불리던 일반적인 돼지열병(classical swine fever)과 고병원성 돼지생식기소화기증후군(HP-PRRS), 폐혈증성 살모넬라증(Septicaemic salmonellosis) 등 다른 출혈성 돼지질병과 쉽게 혼돈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혈청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요구된다.

최초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짧은 열성질환이 나타난 이후 높은 폐사율을 보이는 게 큰 특징이다.

하지만 발생 초기에 세밀하게 점검하지 않을 경우 진단이 쉽지 않다.

도내에서는 돼지 콜레라로 불리던 ‘돼지열병’의 경우 지난 2009년 1건 발생 이후 한 건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돼지 구제역도 지난 2010년 발생을 제외하면 지난 2016년 2건, 2017년 1건이 발생한 뒤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불법축산물 절대 들여오면 안돼  

중국에서 불법으로 축산물을 들여오려던 국내 체류 중국인에게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됐다.

과태료를 대폭 상향 조정한 이후 적발된 첫 사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일부터 해외 여행자가 휴대한 축산물을 신고하지 않고 반입하는 경우 최대 10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하는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령’ 적용에 들어갔다.

이 중국인은 바로 다음날인 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돼지고기 가공품을 몰래 들여오려다가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7월 1일부터는 방역조치 위반 농가에 대한 보상금 감액 기준도 강화된다.

방역위생관리업자의 교육 미이수 등에 대한 과태료 기준을 신설하고, 구제역 예방접종 명령위반시 과태료 금액 상향 등 축산업 전반에 대한 방역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는 “중국,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북한 등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만큼 불법 축산물을 가져오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양돈농가들의 잔반급여에 대한 논란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 조짐을 보이자 환경부는 지난달 ‘남은 음식물’의 가축 사료화를 금지하는 내용의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하지만 대한한돈협회는 지난 2010년 구제역 발생으로 330만 마리의 돼지를 땅에 묻었던 사례를 들며,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겠다면서도 음식물류 폐기물 급여를 일부 허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ASF가 유입되면 식량안보 산업인 국내 축산업의 기반이 붕괴되고 수입육이 폭증하는 등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예방을 확실히 대처할 수 있는 강도 높은 음식물류 폐기물 급여 전면금지 조치의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북도는 외국인 근무자의 경우 모국에서 축산물을 가져오거나 국제우편으로 반입하는 일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지도교육을 펼칠 계획이다.

돼지농가에 대해서는 농장 내ㆍ외부 철저한 소독과 함께 야생 멧돼지 접촉을 막는 울타리 설치 등과 같은 사항을 지속적으로 현장을 점검할 방침이다.

또한 남은 음식물을 급여하는 돼지농가는 가급적 사료를 급여하도록 하고, 부득이한 경우 반드시 80도 이상 온도에서 30분 넘게 가열해 먹이도록 당부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시해야 할 점은 해외 여행시 발생국가 여행을 자제하고 불법 축산물 반입 금지 등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돼지가 ASF와 유사한 증상을 보일 경우 방역당국에 즉시 신고하고 당국과 농가에서는 정기적인 소독과 함께 지속적인 예찰이 필수적”이라고 당부했다.

전북도도 최근 특별방역대책 점검 영상회의를 개최하고 철저한 차단방역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도 관계자는 “백신이 없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한번 발생하면 피해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입을 막기 위한 차단방역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신우기자 lsw@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