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돼지 개발 인체적용 '성큼'
의료용 돼지 개발 인체적용 '성큼'
  • 이신우
  • 승인 2019.06.09 12: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축산과학원 돼지 지노 개발
알파갈유전자 제거 영장류 이식
이종이식용 '믿음이' 원숭이에
각막이식 1년↑ 정상기능 유지
소망-믿음 교배 사랑이 탄생
3개 유전자 조절 혈액응고 완화
심장 이식분야 성과 두드러져

종이 다른 동물의 기관, 조직 등을 이식하는 이종이식 연구가 활발하다.

전 세계 생명공학 분야 연구자들은 사람의 장기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바이오 이종장기’를 주목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종이 다른 동물의 기관·조직 등을 이식하는 ‘이종이식’을 연구하기 위해 다양한 의료용 돼지를 개발해왔다.

장기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인 바이오 이종장기 연구가 그것이다.

이는 첨단 생명공학 기법으로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삽입한 돼지를 개발하고 이들 장기와 조직, 세포를 사람에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과정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 이종 간 각막 이식 연구는 인체 적용에 성큼 다가섰다.

바이오 이종장기용으로 개발한 돼지를 소개하고 이종이식의 경과를 짚어본다.
 

▲이종이식용 돼지 첫 개발 ‘지노(XENO)’  

지난 2009년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에서 태어난 ‘지노(XENO)’는 돼지는 갖고 있지만 사람에게 없는 ‘알파갈 유전자’ 일부를 없앤 돼지다.

‘지노’라는 이름은 ‘이종’을 뜻하는 접두사 ‘Xeno-’에서 따왔다.

알파갈 유전자란 포유동물에는 있으나 영장류에는 없어 영장류에 돼지 장기를 이종이식을 할 경우 초급성 거부반응이 나타나는 원인 유전자를 뜻한다.

돼지 장기를 영장류에 이식하면 몇 분 안에 초급성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데 ‘지노’는 그 원인 중 하나인 알파갈 유전자를 제거했다.

‘지노’ 한 마리에서 수백 마리의 후대가 태어났고 현재는 그 후손 중 일부를 활용해 췌도 세포, 각막, 피부, 뼈 등을 영장류에 이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노’보다 향상된 돼지 ‘믿음이’

‘믿음이’는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이종 이식용 돼지다.

‘믿음이’는 지난 2009년 개발한 ‘지노(XENO)’보다 향상된 이종이식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노’는 10년 전인 2009년 개발됐다.

사람에는 없는 알파갈 유전자 일부를 없애 이식한 뒤 몇 분 안에 생기는 초기 면역거부 반응을 줄였다.

당시 지노의 심장을 이식한 원숭이는 43일 동안 생존했으며 농진청은 지난 10년 동안 지노를 수백 마리 번식시켜 관련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노보다 향상된 믿음이가 이종이식에 활용됐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지난 2017년 5월 돼지(믿음이) 각막을 이식 받은 원숭이가 같은 해 6월 27일 당시 면역억제제 없이 1년 이상 정상 기능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믿음이’는 ‘지노’ 처럼 알파갈을 제거하고 사람 면역유전자인 특정 단백질(MCP Membrane cofactor protein.보체 활성화 억제 단백질)이 세포에서 발현되도록 유전자 2개를 조절했다.

사람에 대한 이종 간 이식 임상시험은 안정성 확보를 위해 8마리에 이식해 5마리가 최소 6개월 이상 기능을 유지해야 하며 이 중 1마리는 12개월간 이식받은 각막이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믿음이’의 장기와 조직을 이식 받은 원숭이의 경우 심장은 60일, 각막은 400일 이상 기능을 유지했다.


 

▲‘믿음이’의 짝, ‘소망이’

이종이식 연구에 활용되고 있는 돼지로 믿음이와의 교배를 통해 개발한 ‘소망이’도 있다.

‘믿음이’와 ‘소망이’는 다 자라 후대를 생산했고 그 후대 중에서 유전자 3개가 모두 들어간 돼지를 ‘사랑이’라고 이름 붙였다.

소망이는 3개 유전자를 조절한 이종이식용 돼지다.

‘소망이’는 사람에게 있는 특정 효소(CD73 아데노신삼인산 분해 효소.

아데노신삼인산 분해의 산물인 아데노신이 혈액응고, 염증반응에 관여) 유전자를 발현해 이종이식 후 피가 굳는 현상(혈액 응고)을 줄이려 했다.

소망이는 이종이식 후 나타나는 혈액 응고를 완화하기 위해 개발했다.
 



▲‘믿음이’, ‘소망이’ 합쳐 ‘사랑이’

농진청 축산과학원의 가장 최근 성과는 지난 2016년 개발한 ‘사랑이’다.

믿음이와 소망이의 교배로 나온 후대 가운데 3개 유전자를 조절했으며 이들 모두가 들어간 종을 사랑이라고 이름 붙였다.

현재 ‘믿음이’와 ‘소망이’는 다 자라 후대를 생산했고 그 후대 중에서 유전자 3개가 모두 들어간 돼지를 ‘사랑이’라고 이름 붙였다.

해외에서는 이종이식의 가장 궁극적 목적이라고 불리는 심장 이식 분야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학술지 ‘네이처’는 돼지 심장을 이식한 원숭이가 6개월 이상 생존했다는 내용의 뮌헨대 등 독일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관계자는 “바이오 이종장기용 돼지 개발의 목표인 임상 적용을 위해 기준에 부합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추가 연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바이오·의료소재 분야 등 축산업의 다양한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신우기자 lsw@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