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위, 지하수 이미99%써
스마트팜 지하수 사용땐
인근농가 용수부족 직격탄
도, 금강이용··· 눈가림불과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에 대한 농민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어 이들을 설득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전북도와 김제시가 추진하는 스마트팜 혁신 밸리 계획안에 농업용수 공급 대책이 빠졌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단체들은 정부 계획대로 스마트팜 혁신 밸리가 들어서면, 인근 농가에 심각한 영농 피해를 줄 수 있다며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전북 스마트팜 혁신 밸리 반대대책위원회는 11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마트팜 밸리의 졸속 지하수 계획을 폐기하고 대체 용지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대책위는 "김제시는 도내에서 농업용수 이용량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전체 지하수의 99%를 이미 이용하고 있다"며 "개발이 가능한 지하수 이용량은 단 1%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업 부지인 백구면의 포도 농가들은 최근 농업용수가 크게 줄어 수돗물을 끌어다 쓸 정도"라며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면 주변 포도 농가는 지하수 고갈로 고사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는 "지하수 대신 금강을 이용해 용수를 공급하고 지하수는 비상용으로 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마저도 농가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대책위는 전북도와 김제시가 제시한 금강 용수 공급 계획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이 날 "강물을 끌어와도 농업용수로 공급하려면 정수처리를 거쳐야 하고 이 과정에서 각종 유지관리 비용이 지속해서 든다"며 "이는 결국 예산만 낭비하는 '돈 먹는 하마'나 '전시성 눈가림 시설'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업용수 공급 문제를 꼼꼼히 따지지 않고 부실하게 작성한 스마트팜 계획안은 즉각 폐기해야 한다"며 "지역 농업과의 상생 방안, 입지 환경성 등을 신중하게 따져 대체 부지를 물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전북도 관계자는 "주변 농가와 주기적으로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듣는 등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며 "원활한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지하수뿐 아니라 강물급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팜사업은 정부가 혁신성장 8대 선도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는 것으로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스마트팜 생산단지·실증단지·창업보육센터 등을 한곳에 모은 융복합 클러스터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 4곳에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성한다는 계획 아래 지난해 1차 공모를 통해 김제와 상주를 대상지로 선정했다.

하지만 농가들은 대규모 시설투자는 농민보다는 토건기업의 배만 불려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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