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은 선한 마음을 가진 특정인의 전유물이라 여기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그 누구나 관심과 사랑이 있다면 실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이가 있어 전북 지역사회에 귀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전북대 치과대학 장성일 교수(35).

올 3월 전북대 교수로 임용된 장 교수는 10여 년 동안 꾸준히 헌혈을 해오고 있다.

여기다 그는 최근 (사)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를 통해 조혈모세포(골수)까지 기증키로 하면서 내달께 백혈병 환자에게 자신의 조혈모세포가 이식된다.

그가 처음 헌혈을 한 것은 고교 때였다.

호기심에 헌혈을 한 것을 시작으로 헌혈에 대해 잊고 있다가 20대 중반이 되어 다시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가진 것을 조금이라도 나누며 살자’고 생각했다.

“누구나 착하게, 그리고 베풀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할 거예요. 제가 누군가에게 베풀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바로 헌혈이라는 생각이 들어 해오고 있는 것뿐이에요.”

처음 목표로 세웠던 것은 1년에 4회였다.

석 달에 한 번 정도는 헌혈을 하려고 노력해왔지만 인생의 과도기에 꼭 그렇게 실천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고 쑥스러워 하는 그다.

그렇게 헌혈을 해오던 중 지난해 여름 담당 간호사에게 조혈모세포 기증 권유를 받았다.

이렇게 꾸준히 헌혈을 해오고 있는데,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

장 교수는 곧바로 등록을 했고, 지난 3월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아 조혈모세포기증을 위한 건강검진까지 최근 마쳤다.

건강상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다음 달 장 교수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이식한다.

“조혈모세포를 뽑는 것이 요즘은 예전같이 아프지 않다고 들었어요. 설령 아프더라도 누군가는 죽을 수도 있는데 그것보단 덜 아프겠죠 뭐.”

선한 웃음을 띠고 담담하게 이야기 하는 그는 헬리코박터를 연구하는 연구자이기도 하다.

입 안에 사는 세균에 대한 연구도 할 계획.

연구에 대한 그의 열정 역시 결국 사람을 향하고 있다.

그가 바라는 것은 많지 않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작게나마 타인을 배려하고 살기를 바라는 것.

때문에 자신도 특별하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많이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는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정보가 자신의 스토리를 통해 알려지길 바랐다.

장 교수는 “난 운이 좋아서 좋은 가정에서 자랐고, 좋은 직업도 가질 수 있었다. 내가 가진 것을 조금이나마 나누며 사는 것이 양심에 덜 거리끼는 삶이라 생각한다”면서 “우리 대학의 모토처럼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연구자로서 따뜻하게 동행하는 삶을 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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