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가 시집와서 오남매를 낳았다'
스토리텔링 시집··· 8개 이야기마당 구성

평범한 삶을 살아왔던 한 어머니의 삶을 기록한 책이 발간됐다.

정치인이나 유명인도 아닌 우리네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의 평범한 기록이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더욱 가치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아내로서, 엄마로서 남들과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삶이지만 이런 삶이 오히려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삶이지만 결코 평범하지는 않았다.

80년 가까운 인생 동안 가난과 혹독한 시련을 견뎌오며 오남매를 키워냈고, 이런 생애를 평범함이란 단어로 일축시키기엔 그 이상의 치열함이 있는 것이다.

오는 22일 완주군청 옆 어울림 카페에서는 ‘정례가 시집와서 오남매를 낳았다’ 사진 전시회 및 조그마한 출판기념회를 진행한다.

이 전시회는 완주군 화산면에 시집와서 60년간 온갖 고통을 극복하며 살아 온 어머니 노정례의 이야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날 전시회는 노정례 삶의 이야기가 스토리텔링 시집 출판 기념회, 시화전시회, 사진전시회로 새롭게 표현 구성되어 있다.

스토리텔링 시집 ‘정례가 시집와서 오남매를 낳았다:1936년 노정례의 살아가기’는 노 정례의 아들 임학순(가톨릭대학교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 문화정책 전문가)가 지난 2년 동안 어머니 및 오남매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다.

이 책에는 술과 노름, 혹독한 시련이 닥쳐왔다, 나에겐 오남매가 있다, 태양초를 이고 남부시장을 누빈다, 논에서 쓰러졌다, 너의 아버지가 그립다, 힘들어도 즐거웠다, 서울에서 살다 다시 고양으로 내려왔다,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등 8개의 이야기 마당으로 담겨있다.

투쟁의 삶, 기도의 삶, 창조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서정적이면서도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시화전시회는 시집에 담긴 시와 그림을 엮어 재구성한 것이고, 사진전시회는 사진을 통해 어머니의 정체성을 사람과 장소에 투영한 것이다.

이번 행사의 총괄 기획자 임현애 생애 스토리텔러는“ 어머니로서의 삶을 살아온 한 인간을 발굴하고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어머니와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를 예술의 힘을 통해 마련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우리가 어머니를 바라 볼 때, 겉으로는 단조롭고 평범하게 보이지만, 그 심연의 세계에 들어가면 인간, 사회, 역사의 굴레에서 자식을 위해 몸부림치며 살아온 위대한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노 정례의 이야기는 한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이 시대 어머니의 이야기이며, 완주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가족 해체의 시대, 이러한 생애 스토리텔링 전시회는 가족회복의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사람에 대한 이해, 어머니의 의미를 찾아 함께 공감해가며 가족문화의 새로운 장이 마련되기를 소망하며 자신의 어머니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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