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국악원창극단 소리열전
창극단원 총출동 15분간
다양한 유파 소리 쏟아내
긴장-열정의 무대 기쁨선사

화룡점정.

용을 그린 다음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찍는다는 뜻이다.

즉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을 끝내고 완성을 시킨다는 것이다.

판소리로 화룡점정을 한다면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 까 궁금했다.

그 해답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의 무대에서 찾을 수 있었다.

국악원 창극단은 이날 전주소리문화관에서 ‘2019 소리열전 화룡점정’을 선보였다.

창극단원 모두 총출동해 판소리 다섯 바탕 연창무대를 선보인 것이다.

조통달 창극단장을 비롯해 창극단 전원이 출연한 이 무대는 각자 개성으로 풀어낸 판소리 다섯 바탕 눈대목을 3일에 걸쳐 골고루 들려줬다.

이번 무대는 지난해 전주한벽문화관에서 선보였던 ‘소리열전’의 연장선상에 있다.

평소 창극무대에 조연으로 섰던 일부 단원들까지 이날 공연에서는 모두 다 주인공이 됐다.

그만큼 무대에 대한 부담도 작용했고, 실제 일부 단원은 공연에 대한 충격으로 소리공부에만 매진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이번에 선보인 무대는 지난해 일부 다소 어설펐던 상황에서 크게 탈피한 모습이다.

단원들은 정해진 시간 15분 내에 자신들이 준비한 눈대목을 목청껏 쏟아내며 귀한 판소리 향연을 보여줬다.

지난해보다 훨씬 강해진 모습으로 찾아온 단원들의 모습은 최근 보기 힘든 판소리의 정수를 느낄 수 있게 했으며, 또한 각각 다른 다양한 유파의 소리를 한 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무대가 됐다.

여기에 대한민국에 내로라하는 고수들도 함께 출연해 단원들에게 힘을 보태기도 했다.

그렇다고 모든 게 완벽한 무대는 아니었다.

일부 단원들의 기량은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였다.

하지만 완벽하지 못한 이들의 모습을 트집 잡기 위해 무대가 아닌 만큼 무대에서 보여준 열정만큼은 최고였다.

제 순서를 기다리는 단원들은 초조한 모습을 숨기지 못했고, 무대에선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심지어 소리에 정통한 장문희 단원마저 무대에 서자마자 ‘왜 이리 떨린데’라고 할 정도였다.

객석은 무대에 선 단원에게 모든 이목을 집중시켰고, ‘얼씨구, 잘한다’고 연일 추임새를 쏟아내며 힘을 보태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객석에서는 “전주에서만 볼 수 있는 공연이다.

생각지도 못하고 한옥마을을 들렸는데 판소리 정수를 느낄 수 있어 매우 좋았다”며 “소리를 잘 알지 못하지만 무대에 선 단원들의 열정만큼은 쉽게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통달 단장은 “연창무대를 통해 창극단원의 소리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며 “전무후무한 이 무대를 통해 단원들은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변하게 되고, 국악원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독특한 무대로 관객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고 평했다.

무대에 대한 뒷말도 무성했다.

‘이만하면 됐으니 그만하자’는 단원들의 볼멘 소리가 지난해에 이어 나오기도 했다.

반면 ‘국악원의 고정 레퍼토리로 삼자’는 이야기와 함께 '오디션을 이 무대로 대신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이뤄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지만 그만큼 이번 무대가 던진 의미는 매우 무겁게 다가온다.

공공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예술단체가 걸어야 할 길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무대, 이런 방식의 접근이기 때문이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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