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고 79.77점 재지정 통과
비슷한 점수 상산고 탈락에
교육감의지 결정적 목소리

자율형사립고의 전신이자 원조격인 자립형사립고로 시작했던 전주상산고를 비롯해 광양제철고, 민사고,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 해운대고 등 6곳이 각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평가 결과, 민사고 등 4곳은 재지정에 통과한 반면에 상산고와 해운대고 등 2곳은 탈락하면서 1기 자사고들의 희비가 서로 교차하고 있다.

특히 자사고 평가 결과, 민사고는 79.77점, 상산고는 79.61점 등 거의 유사한 평가 점수를 받았음에도 결국은 상반된 결과를 얻어 교육당국의 평가 기준점 등의 형평성 논란이 재점화 할 것으로 보여진다.

2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지난 김대중 정부에서 고교 평준화의 문제 개선을 위해 도입된 원조 자사고로 꼽히는 상산고, 광양제철고, 민사고,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 해운대고는 올해 모두 자사고 재지정 평가 대상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1기 자사고들이 소속된 각 시도교육청은 지난 1일까지 평가 결과를 전격 발표함에 따라 자사고 지위 유지 여부가 가려졌다.

원조 자사고 6곳 중 민사고, 광양제철고, 포항제철고, 현대청운고 등 4곳은 각 시·도교육청이 정한 재지정 통과 기준 점수인 70점을 넘겨 재지정에 통과했다.

반면에 상산고와 해운대고는 탈락했다.

특히 올해 재지정 평가 대상 자사고 중 처음으로 평가를 받아 이슈가 됐던 상산고는 민사고와 유사한 점수대를 받고도 전북교육청의 상향된 기준 점수 80점을 가까스로 넘기지 못해 아쉬운 고배를 마셨다.

여기다 해운대고는 부산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통과 기준 점수인 70점에 못 미치는 54.5점을 받아 탈락했다.

물론 평가에서 탈락했다고 해서 당장 자사고 폐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 학교에 대한 자사고 지정 취소 여부는 향후 청문절차와 교육부 장관 동의 문제 등이 남겨져 있어 아직은 낙관하기 이르다.

상산고는 전국 단위 자사고로, 원조 자사고 중 명문고로 그 명성이 드높다.

이런 데도 최근 민사고(79.77점)와 비슷한 79.61점이라는 높은 성적을 받았음에도 재지정에 탈락했다.

현재까지 전국 단위 자사고 10곳 중 유일하게 재지정에 실패한 사례로 남게 됐다.

앞서 전북교육청은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재지정 통과 기준 점수를 기존(60점)보다 20점 상향한 80점으로 설정했으며 평가 지표도 조정했다.

반면에 타 시·도교육청의 경우 올해 기존보다 10점 높인 70점을 재지정 통과 기준 점수로 정했다.

이를 놓고 상산고는 평가기준 80점과 사회통합전형 등 평가지표에 형평성과 공정성의 문제가 있다며 평가 전부터 거세게 반발해왔다.

하지만 전북교육청은 70점은 일반고도 통과할 수 있는 만큼 원조 자사고인 상산고는 80점 이상 넘겨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해오며, 교육감이 가진 재량권을 거듭 강조해왔다.

이런 가운데 강원교육청의 경우 평가에 앞서 평가지표 중 사회통합전형 항목의 배점을 낮추는 등 민사고에 불리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을 일부 사전 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감안할 때 같은 원조 자사고인 민사고와 상산고의 희비가 엇갈린 배경 뒤에는 문재인 정부의 자사고 폐지 정책 영향에 따른 각 지역의 교육감의 의지가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는 교육계의 진단도 흘러나오고 있다.

도내 교육계 한 관계자는 “자사고 원조격인 상산고와 유사한 평가점수를 받은 민사고가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통과함에 따라 평가 기준점 형평성 논란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교육청은 오는 8일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 처분에 따른 청문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병창기자 wooju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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