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당 1천100원~1천300원선
돼지열병 대비입식 늘려
공급증가 '복경기' 실종
음식점 인건비 올라 못내려

‘삼복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초복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예년과 달리 닭고기 가격은 약보합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삼계탕·닭백숙 가격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복날은 일 년 중 닭고기 소비 성수기로 육계업계에서는 이 시기를 ‘복 시즌’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올해는 공급이 몰리면서 닭고기 평균가격이 예년보다 낮게 형성됐다.

그럼에도 일부 삼계탕·백숙 전문점에서 인건비와 부재료비 등 제반비용 상승을 이유로 슬그머니 가격을 인상하고 있는 것이다.

 3일 축산물품질평가원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6월 생계유통 평균가격은 킬로그램(㎏)당 대닭(1.6kg) 1천33원, 중닭(1.4kg 이상~1.6kg 미만) 1천113원, 소닭(1.4kg 미만) 1천140원이다.

전달보다 각각 201원, 33원, 14원 정도 하락, 전년동월과 비교해 소닭은 하락하고 대·중닭은 소폭 올랐다.

 더욱이 1년 전의 경우 6월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전환되면서 7월에 가격이 급등했지만 올해 7월 생계유통가격은 1kg당 1천100원~1천300원선으로 전망, 6월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통 닭고기 가격은 연말연시에 올랐다가 봄철 하강곡선을 그린 후 5월 말부터 6월 초쯤 다시 치솟으면서 초복(12일)과 중복(22일) 사이에 정점에 달한다.

이때가 연중 최고 성수기로, 복날 삼계탕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휴가철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치킨 수요 역시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하강곡선의 속도만 조금 더뎌졌을 뿐 여전히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현재 육계업계에서는 깊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올봄 주변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하고 국내 유입에 대한 우려가 고조됨에 따라 닭고기 소비가 증가할 것을 예상해 입식을 늘림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고 기상여건이 좋았다는 것도 공급 증가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업관측본부는 7월 전체 도계마릿수가 사육마릿수와 작업일수 증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많은 1억1천642만마리에 이를 전망이라며 이 같은 공급과잉은 내년 1분기까지 어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복경기’는 실종, 여름 내내 하락세가 점쳐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닭고기 가격 추이와 반대로 삼계탕이나 닭백숙 가격은 올해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전주지역 내에서는 보통 1만2천원~1만3천원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일부 삼계탕·닭백숙 전문점들은 최근 몇 달 사이 가격을 1천원가량 인상해 1만4천원~1만5천원을 받거나 전복과 한약재를 넣은 삼계탕의 경우 2만원을 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상황.

닭백숙 역시 해산물을 넣어 ‘해신탕’이라는 메뉴로 15만원~25만원을 받고 있다.

이에 삼계탕·닭백숙 전문점에서는 주재료인 닭고기 산지가격이 내려도 인건비와 임대료, 부재료 등은 해마다 오르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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