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차 수리시장 141억달러
국산차 외장부품 보호기간
20년규제 자체생산-유통 불가능
국토부 대체부품 활성화 MOU
순정부품가 25% 현금 페이백
외제차 부품 국산화 수출확대

글로벌자동차부품산업협 출범
창원금속-제논전장등 11개업체
국토부-전북도-자기원 등 지원
정보교류-정책제안-마케팅 활동

자기원 美 CAPA 초청 간담회
美자동차 A/S시장 진출 MOU
GM군산 폐쇄 대응방안 제안
KAPA 대체부품시험기관 지정
창원금속 국산차 대체부품 인증
싼타페-그랜저 휀더 개발 성과

전북도 16억원 투입 지원정책
시장형성 위한 기업육성 절실
금형제작등 직접화단지 추진
소비자 신뢰-안전성 홍보 필요

최근 몇 년간 전북경제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익산 넥솔론, 한국GM 군산공장 등이 가동을 멈추거나 철수를 하면서 벼랑 끝에 내몰렸다.

가뜩이나 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경제기반이 열악한 상황에서 이는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전북은 최근 미래 먹을거리를 확보,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북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도 위기를 몰고 온 주요 원인이기도 한 자동차산업의 재편에 나선 것이다.

바로 현대자동차, 타타대우를 기반으로 한 상용차산업의 재정비, 전기·수소차 등 미래형 자동차 생산 전진기지 구축 등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을 통해서 말이다.

하지만 이외에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관련 부분이 있다.

바로, ‘자동차 대체부품산업’이다.

이는 대기업 의존도가 높았던 자동차부품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도내 자동차부품기업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GM이 문을 닫았기에 현실적으로 군산이 대체부품산업의 메카로 조성될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점점 커지는 자동차수리 시장과도 맞물리는 데다 정부에서도 대체부품 인증제도를 도입해 이를 육성하려고 하는 만큼 여러모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

해서 전북은 현재, 자동차산업의 영역을 확대함은 물론 또 다른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대체부품산업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욱이 도내 자동차부품 생산기업인 창원금속공업이 국산차 대체부품 1호 인증을 받으며 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에 대체부품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현황 등을 살펴보고, 전북이 이를 선도해 나가기 위해 향후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짚어봤다.
/편집자부

 

▲자동차 수리시장 성장하면서 대체인증부품 관심 커져=국내 자동차 산업이 위축되면서 완성차에 기대온 자동차부품기업들의 어려움은 나날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최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현재 자동차 수리시장(A/S시장), 즉 자동차 대체부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세계 자동차부품 시장에서 대체부품 시장의 규모가 점점 커짐에 따라 이는 국내 자동차부품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한 원동력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대체부품은 완성차에 처음 장착된 부품(순정부품)과 비교해 성능과 품질이 동일하거나 유사하여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부품을 말한다.

자동차 수리 시장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2014년 기준 141억 달러 규모로 매년 10% 이상씩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경우 자동차부품 시장규모(2014년 기준)는 약 3천282억달러로, 이 중 대체부품시장이 약 555억 달러(17%)를 차지, 대체부품 사용비율은 34%나 된다.

그 시장을 현재 대만 부품업체가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그동안 자동차부품에도 대체재, 즉 대체부품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을 정도로 불모지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자동차부품 시장 위축에 따른 동력 확보 시급, 세계 수리시장 확대 등의 여건으로 인해 대체부품산업 집중 육성을 통한 자동차부품산업 활성화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이에 국토교통부에서는 지난 2014년 10월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대체부품 인증 절차와 방법, 인증기관 지정기준 및 판매된 대체부품에 대한 사후관리 방안을 규정했다.

그럼에도 그동안 국내 생산 차종의 경우 수요가 많은 휀더, 범퍼, 보닛 등의 외장부품의 대부분이 보호기간이 20년인 디자인보호법의 규제에 따라 완성차에 납품하는 업체가 아닌 경우 자체적인 생산과 유통이 불가능한 실정이었다.

해서 국토부는 지난 2017년 9월 관계기관·업계·부품협회간의 ‘자동차 대체부품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 자동차 대체부품 시장이 본격 열리게 된 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체부품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확대됨은 물론 별도로 순정부품 가격의 25%를 현금으로 지급받는 페이백(payback)으로 경제적 이익도 얻게 된다.

또, 외제차 수리를 위한 부품을 국산화함으로써 국부 유출을 막을 수 있으며, 커지는 세계 수리시장을 겨냥한 수출 확대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에 현재 국내 자동차부품업계는 물론 정부에서도 대체부품에 대해 높은 관심을 기울이며 이를 통해 침체된 자동차부품산업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전북, 대체부품산업 성장 가능성에 배팅하며 국내 첫 대체인증부품 개발 성과 이뤄내=전북도는 사실, 자동차 대체부품 시장이 본격 열리기 이전부터 이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산업을 주력산업으로 끌고 왔던 만큼 다른 지자체보다 한발 앞서 이에 관심을 가져온 것이다.

완성차 중심의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산업에 대한 우려는 물론 주력산업의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

이로 인해 자동차융합기술원(이하 자기원)은 2016년 1월 미국 대체부품 인증기관인 자동차부품인증협회(CAPA) 초청 간담회를 진행해 도내 자동차부품기업들의 관심을 유도함은 물론, 미국 A/S시장 진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대체부품 인증제도 및 지원 설명회를 개최, 특히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대응 방안으로 이를 적극 제안함과 동시에 자동차부품 경쟁력 강화사업의 일환으로 대체부품개발 지원사업을 시범 실시했다.

자기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7월 국내 대체부품 인증기관인 한국자동차부품협회(KAPA)로부터 대체부품 시험기관으로 지정받고,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도내 자동차부품기업들이 대체부품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지원 여건을 꾸준히 갖춰갔다.

 이런 노력 끝에 지난 2월 군산에 소재한 창원금속공업(대표 이종선)이 정부의 인중제도 도입 이후 4년 만에 현대 싼타페TM 모델의 전방 좌·우 휀더 개발에 성공했다.

‘국산차 대체부품 1호 인증’이라는 결실을 본 것이다.

창원금속은 이어 4개월 만에 현대 그랜저IG 모델의 전방 좌·우 휀더도 추가 개발해 국산차로는 인증부품 제2호로 인증을 받았다.

OEM 부품(순정품)과 동등함이 확인된 만큼 창원금속은 1, 2호라는 타이틀과 함께 기술력을 인증받으며 국내 대체부품 시장을 선도할 주도권을 쥔 것으로, 무엇보다 군산이 자동차 대체부품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동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기원 변용완 기업성장지원실장은 “자동차산업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대체부품을 가지고 기업과 소통하고 협업한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창원금속의 적극적인 기술개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며 “이번 사례를 통해 다른 기업들도 처음과 달리 대체부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GM 군산사태라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이를 통해 자동차부품기업의 기술력과 자생력을 향상 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권 창원금속 이사는 “한국GM 군산공장이 멈추면서 자동차부품업계는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기에 돌파구가 필요했다”며 “우리에게 그 돌파구는 대체부품이었다. 시장 위험도가 높은 사업이었지만 도전을 해야 만 또 길을 찾을 수 었었다”면서 대체부품 개발에 나선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만 이 제품을 개발한다고 해서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시장이 형성돼야만 대체부품산업도 활성화되고 우리도 이를 개발한 보람이 있기 때문에 자동차부품기업들에 이를 함께 해보자고 권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품종의 대체부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 이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부품 기업들도 협의체 꾸려=창원금속의 이런 행보와 함께 지난 3월에는 대체부품의 개발 및 보급 확대를 위한 글로벌자동차부품산업협의회도 출범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대체부품을 통해 자생력을 갖추고자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이자, 대체부품 업체 육성이 본격화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협의회는 창원금속을 필두로 제논전장, 대정, 코스텍, 탑피온, 유로오토, 우신산업, 한국몰드김제, 세명테크, 티앤지, 서흥전장 등 도내 자동차부품기업 11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초대 회장은 제논전장의 김웅일 대표가 맡았다.

여기에는 국토교통부와 전북도, 한국자동차부품협회, 자기원이 지원기관으로 참여했다.

현재 협의회는 정보교류와 정책제안, 신규시장 개척을 위한 국내외 공동마케팅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김웅일 회장은 “그동안 수입차 대체부품만 있었기에 국내에서는 대체부품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세계시장은 다르다. 이번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위기가 밖으로 눈을 돌리는 기회를 마련해 준 셈이다”며 “해서 대체부품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부품업체 간 공조 체계를 구축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아직 협의회에 참여한 기업은 소수지만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이 대체부품산업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협의회도 활발히 움직여 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대체인증부품 시장 선도해 나가기 위해 넘어야 할 산=전북도는 현재 창원금속의 국산차 대체부품 1, 2호 타이틀과 협의회 출범 등 대체부품산업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점점 활발해짐에 따라 ‘대체부품산업 메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 첫 단계로 올 추경에서 13억2천만원의 관련 예산을 확보, 총사업비 16억5천만원을 투입해 선도기업을 선정하고 금형제작, 공정기술개발 및 마케팅 등 맞춤형 지원정책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체부품산업 안착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북도가 그리는 장밋빛 청사진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체부품산업은 이제 막 첫발을 내디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그동안 불모지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우선은 대체부품시장 형성, 즉 한두 개 제품으로는 시장이 형성될 수 없는 만큼 다양한 제품이 생산될 수 있도록 기업 육성이 가장 절실하다.

이는 국내 자동차부품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수출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가능성이 큰 산업이지만 시장이 형성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체부품시장이 형성되기까지 중소벤처기업부와 국토교통부 등 정부차원의 육성·지원 정책이 하루빨리 뒷받침돼야 한다.

이와 함께 대체부품 제작에 필요한 금형 제작 등을 위한 장비를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즉 대체부품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집적화단지도 추진해야 한다.

최종목표는 수출로 가격경쟁력이 관건인 만큼 집적화를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춰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다른 지역의 기업들을 불러들이는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다.

변 실장은 “국산차 차종이 수백 종인데 현재 대체부품은 1, 2호 인증 수준인 만큼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셈이나 마찬가지다.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볼륨이 필요하다. 즉 대체부품의 수가 많아져야 한다는 의미다”며 “볼륨이 만들어지고 유통이 본격화되면 자동차부품기업 스스로 이에 관심을 갖고 움직이게 된다. 그때가 되면 지원 없이도 기업이 생존, 산업이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지자체는 물론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며 “이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또 하나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대체부품의 성능이 순정품과 동일하지만 이를 실제 사용할 소비자들은 대체부품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편견을 가지고 있는 만큼 대체부품에 대한 신뢰성과 안전성, 비용절감 등에 대해 적극 홍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

또, 현재 보험시장에서 대체부품 관련 상품은 특약으로만 있는 만큼 이를 다양화, 대체부품사용 정비업소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방안 등 세부적인 후속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변 실장은 “대체부품산업은 전북 자동차산업이 또 한 번 도약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내기 위해 글로벌자동차부품산업협의회와 함께 도내 자동차부품기업들이 대체부품을 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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