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활동 시인 작품에 대한 감상
전문적으로 풍부한 감성으로 채워 눈길

누구나 시 한 편 가슴에 안고 산다.

전체든 일부분이든 자신의 마음을 흔들리게 한 시구를 통해 희망을 품고 슬픔을 공유한다.

이소애 시인의 감성 시 에세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그렇다.

저자는 도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들의 작품들에 대한 감상을 하나 둘 그려냈다.

더욱이 전주문인협회장 신분으로 일반인보다 보다 전문적이며, 더욱 풍부한 감성으로 작은 에세이를 채워 나갔다.

‘촌가시내의 흐느끼는 등짝이 보인다. 확독에 보리쌀을 갈다가 힘들어서 울었고, 부뚜막에 불을 지필 때 매운 연기가 눈물을 만들었다. 낯바대기 마른버짐꽃은 가시내의 무늬로 휘파람 불던 사내에겐 하얀 민들레꽃으로 보였으니 훨훨 날아가고 싶었을 게다.’

조기호 시인이 ‘민들레 가시내야’를 통해 '어제는 납작 엎드려 울더니 이 봄에 하얀 민들레로 훨훨 날아가는구나'고 노래한 것에 대한 저자의 감성적 풀이다.

시에 대한 고민도 찾을 수 있다.

이근풍 시인이 ‘한 편의 시가 누군가 가슴에 희망의 씨앗으로 자리를 잡고, 힘든 이의 마음에 사랑의 노래로 감동을 준다면’이라고 노래하자 저자는 ‘한 편의 시를 읽다가 눈물을 흘려 본 사람은 안다. 맺힌 응어리를 시로 세상에 내놓을 때 시인의 상처가 치유되기도 한다. 영혼을 청청하게 해 주는 마력을 품고 있어서다’고 답하기도 한다.

이목윤 시인은 시 ‘호남제일문’을 통해 칠포, 인구절벽시대를 맞아 에달파 흔들리는 문이라 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천년 고도 전주의 시민과 도민 긍지와 자부심을 높이기 위해 세워진 문이 홀대받는 현실을 위로한다.

이쯤 되면 시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떠나 마치 시인과 저자가 주고받는 문답가로 보인다.

저자는 “물결처럼 찰랑거리는 언어들이 4년 동안 나를 외롭지 않게 했다. 밤늦도록 시의 숲을 거닐다가 휘파람새가 되어 새벽에 생각을 불렀다”며 “절벽에 뿌리를 내리고 위태롭게 존재감을 키우는 동강할미꽃 같은 시편들. 작품을 수록하도록 허락해준 시인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시집은 또 정인수 화백의 삽화가 첨가되면서 더욱 훈훈하고 평화로운 기운을 보여준다.

정인수 화백은 원광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한국미술협회, 한국전업미술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감성 시 에세이를 펴낸 저자 이소애 시인은 정읍 출신으로 1960년 ‘황토’ 동인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우석대 국문과 대학원 졸업, 전북대 경영대 경영학과를 수료했다.

시집으로 ‘침묵으로 하는 말’, ‘쪽빛 징검다리’, ‘시간에 물들다’ 등이 있으며 수상집 ‘보랏빛 연가’를 펴냈다.

한국미래문학상, 중산시문학상, 후백황금찬시문학상, 한국문화비평가협회작가상, 전북예총하림예술상 등을 수상했고, 현재 지구문학 편집위원과 전주문인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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