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변화추진위 제안
원외위장협 "제3지대 통합
속내는 당권투쟁" 성명발표
유성엽 정치 환골탈태 반박

당 진로의 분수령으로 꼽혔던 민주평화당의 심야 의원총회가 16일 오후 9시부터 진행됐다.

이번 심야 의총을 기점으로 평화당 진로가 정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정가 모두 비상한 관심을 보여 왔다.

특히 평화당의 진로는 전북과 호남권의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최대 변수다.

이 때문에 평화당이 심야 의총 결과를 17일 정식 브리핑한 이후의 당 움직임이 주목된다.

평화당은 이번 의원총회에 앞서 16일 하루 종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정동영 대표의 당권파와 유성엽 원내대표, 박지원,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반당권파 의원들이 치열한 여론전을 펼치면서 기선제압에 나선 것.

정동영 대표는 지난 15일 반당권파 측에 평화당의 큰 변화를 위한 ‘대변화추진위원회’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또 민주평화당 원외위원장협의회 운영위원회는 16일 성명서를 내고 “우리당이 대혼란에 빠졌다.

구태정치와 당권투쟁, 공천권 싸움 때문”이라며 “오래 전부터 몇몇 의원들이 제3지대 신당을 거론해 처음에는 당 발전을 위한 고뇌로 알았다.

그러나 말은 제3지대 통합을 이야기 하지만, 속내는 당권투쟁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당 지도부는 당 대 당 통합, 제3지대 세력 규합 등을 포함한 당 발전 방향에 동의하고 이를 추진할 대변화추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면서 반당권파를 겨냥해 “당권투쟁으로 당 흔들 거라면 깨끗하게 탈당하라. 신당을 만들고 싶다면 탈당 후에 추진하는 게 정치 도의”라고 주장했다.

반당권파도 급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 유튜브에 나와 “평화당을 창당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1~3% 지지율에 갇혀 있다. 친박신당인 우리공화당 지지율과 똑같다”며 “이대로는 안 된다. 좋은 사람을 영입해 비례대표 1번을 주고, 공천권도 행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성엽 원내대표도 이날 심야 의총에 앞서 “이번 의총은 누구를 밀어내려 하는 것도 또 한줌밖에 안 되는 공천권을 갖겠다는 다툼도 아니다”며 “꺼져가는 제3지대의 촛불을 되살려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변화와 희망의 정치 세력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숙고의 활로다. 당내 이권다툼이나 정쟁으로 보지 말고, 보다 나은 정치로 가는 환골탈태의 과정으로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에는 유성엽 원내대표, 박지원 의원 등 의원 몇 명이 모임을 갖고 이날 심야 의총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전북 정가가 이번 심야 의총에 관심을 기울여 온 건 내년 총선거 구도 때문이다.

평화당이 통합되면 내년 총선은 민주당과의 사실상 1대1 구도가 된다.

반면 평화당이 갈라지면 1여 다야 구도가 된다.

이 경우 민주당이 총선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당권파와 반당권파의 중심인 정동영 대표나 유성엽 원내대표 모두 1여 다야 구도가 되면 선거는 공멸이라는 데에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극적 타협점을 찾아낼 지가 관심사다.

/서울=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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