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시장금리-대출금리 하락탓
평균 1.97% 9개월래 '최저'
시중은 64개상품중 13개 불과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정기예금 금리를 내리면서 2%대 예금상품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데다 국내외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해 예대마진이 축소됨에 따라 예금금리를 조정해 방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상대로 기준금리가 인하돼 저금리 시대가 본격화된다면 당분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6일 도내 은행권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지난 5월 신규 취급한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97%로 지난해 8월(1.97%)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2월 2.17%를 기록한 이래 5개월 새 0.2%p 하락했다.

이로 인해 2%대 정기예금 상품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금융상품한눈에 공시된 인터넷전문은행 2곳과 전북은행 등을 비롯한 국내 시중은행 20곳의 정기예금 상품은 총 64개로, 이 중 2%대 상품은 13개(20.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13개 상품 중 8개 상품의 금리가 2.00%로 겨우 2%대 턱걸이를 하고 있는 것.

전체 상품 중 정기예금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광주은행의 ‘쏠쏠한마이쿨예금(2.30%)’이었으며,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예금통장(2.20%)’·‘사이버우대정기예금(2.20%·광주은행)’이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케이뱅크은행의 ‘코드K 정기예금(2.10%)’, KEB하나은행의 ‘N플러스 정기예금(2.05%)’ 등의 순이었다.

반면, 64개 상품 중 한은 기준금리인 1.75%를 밑도는 상품의 수는 무려 28개(43.75%)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리가 가장 낮은 상품은 광주은행의 ‘이피트사랑정기예금’과 ‘플러스다모아예금’으로 겨우 1.24%에 불과했다.

국내외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대출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예대마진이 축소되자 저금리 시대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음에도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함에 따른 것이다.

특히,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하나은행 등 5대 시중은행 가운데 2%대 예금상품은 하나은행이 유일, 지방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예금금리를 빠르게 조정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더욱이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고 있으며 실현 가능성이 큰 만큼 예금금리 하락세는 지속, 이로 인해 2%대 금리 상품은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금리를 내렸던 일부 저축은행이 최근 금리를 소폭이나마 올리고 있어 조금이라도 더 높은 이자를 원하는 금융소비자 일부는 벌써 이에 눈을 돌리고 있는 만큼 ‘예금 갈아타기’도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저금리 속에서 정부의 대출 규제도 이뤄지는 만큼 저축은행 역시 예대마진이 축소될 수밖에 없어 예금금리를 더는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도내 은행권 관계자는 “통상 금리 하락기에는 대출금리가 내려가 예대마진이 축소되기 때문에 은행에서 방어를 위해 예금금리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 이는 저축은행도 마찬가지다”며 “물론 저축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늘 금리가 높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탈현상이라 할 만큼 예금 갈아타기는 없어 보인다. 일단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과 시장의 상황을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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