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강 지류서 본류 진입시
전주-익산까지 피해 우려
녹조 원인-가재페스트 옮겨
임실 '가시박' 제거 나서

생태계를 교란하는 악성 외래종들이 전북을 급습, 생물다양성 확보와 생태계 건강성 회복에 비상등이 켜졌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은 올해 2월과 6월에 만경강 고산천 주변에서 세계 100대 악성 외래종인 ‘미국가재’를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환경연에 따르면 만경강에서 미국가재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개체를 확인한 곳은 ‘대간선수로’와 ‘백현지 주변 논둑’, ‘봉동읍 율소제’ 등 3곳이다.

대간선수로는 만경강에서 물을 내려 보내는 큰 수로이며 백현지, 율소제는 본류로 합류하는 만경강 지류이기 때문에 본류권으로 확산이 우려된다.

만경강 지류에 서식하는 미국가재가 본류까지 올라오게 되면 완주군뿐만 아니라 전주시, 익산시도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

특히 시민들의 힘으로 죽음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되살린 ‘전주천’의 경우 미국가재가 출몰하게 되면 생태계 복원 효과가 크게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원산지인 미국가재는 하천과 농수로, 저수지, 논에서 주로 서식한다.

먹이는 동물 사체부터 물고기, 수서곤충, 수생식물까지 가리는 게 없는 잡식성이며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기 때문에 생존력이 강하다.

또한 강바닥, 저수지, 논둑 등지에 굴을 파는 습성이 있는데 이는 물을 탁하게 하며 침전물 영양염류에 변화(녹조의 원인)를 일으킨다.

무엇보다 미국가재의 굴을 파는 습성인 굴착행동은 제방 및 관개 시스템에 영향을 줘 수분손실과 들판 손상 등을 초래해 농산물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성장·번식주기가 짧고 한 번에 100~500개의 알을 낳는 등 번식력이 왕성하고 토종 가재·새우류에 가재페스트(물곰팡이에 의한 감염)를 옮기며 토착생물들과 먹이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해 유럽연합(EU)은 지난 2016년 ‘위해를 끼치는 외래종’으로 지정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도 미국가재라는 외래종이 들어와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황소개구리나 붉은귀거북, 배스와 달리 국내에 알려진 정보가 부족해 생태교란 외래종으로 지정(유해성 평가 1급에 지정)돼 있지 않은 상태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미국가재는 일반 대중들에게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피해가 심각한 일본의 사례를 놓고 봤을 때 지금까지의 외래종들보다 우리 생태에 더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성이 충분한 상황인데 대책이 미흡하다”면서 “전북지방환경청에 만경강권 미국가재 서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밀한 조사와 방제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환경부 소속 전북환경청은 17일 임실군 섬진강 하천변에서 급격히 확산되는 생태계교란 식물인 가시박 제거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가시박 제거행사’를 펼쳤다.

가시박은 빠른 성장과 번식력, 쉽게 이동하고 확산되는 특성 등으로 인해 지난 2009년 환경부에서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한 식물이다.

주로 하천변에 분포하며 인근의 수목과 농작물 등을 감고 올라가 다른 식물의 광합성을 저해하고 고사시켜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린다.

또 종자가 물 흐름을 이용해 쉽게 확산되고, 오랫동안 휴면하는 특성으로 한 번 확산한 곳에서 지속해서 발생한다.

제거 방법으로는 결실 전에 뿌리째 뽑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하천변의 경우 상류 쪽에서 집중적으로 제거해야 그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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