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물에 태양광? 도민 NO
먹는물에 태양광? 도민 NO
  • 박정미
  • 승인 2019.07.18 16: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물 광합성 막아
수중생태계 파괴
설비 유해물질나와
수질오염 제기
식수원 안정성 문제

태양광 모듈
실리콘전지 사용
카드뮴 안나와
강화유리내 밀폐
오염위험 없어

오염-경관훼손 등
주민반발 추진난항
용담호 광역상수원
도민 70% 반대해
사회적공감대 우선

최근 전국적으로 먹는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수돗물 공급 시설에 대한 정기점검 과정에서 수도관에 쌓여있던 침전물이 일시적으로 흘러나온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주민들의 의문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자원공사에서도 전북도민들의 식수원인 진안군 용담호에 대규모 수상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추진, 지역 내에선 먹는 물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친환경 제품 사용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역에서는 중금속 검출 등을 우려하고 있다.

수상태양광 패널로 인한 빛 투과문제, 모듈세척, 철거, 수질 및 수생태계 등의 문제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수상태양광 대한 도민들의 불안감과 안전성여부, 타 시도의 사례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수상태양광 정말 유해한가?

일단 전북도는 도민들의 식수로 사용되고 있는 용담댐의 수질과 안전성을 우려, 수상태양광 설치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질세라 수자원공사는 아무문제가 없다며 강하게 대응하는 등 수상태양광 설치를 놓고 전북도와 수자원공사 간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한쪽에서는 도민의 식수원에 대한 안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반면, 또 다른 한쪽에선 아무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우선 수면에 설치되는 태양광 시설이 수생식물의 광합성을 막아 수중 생태계를 파괴하고 설비 속 유해물질이 수질을 오염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물론 정부와 관련 기관들도 실증조사 결과 수상 태양광 설비가 수질과 수생태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태양광 설비가 설치된 합천호에서 2차(2011~2012년, 2013~2014년)에 걸쳐 환경 모니터링을 한 결과, 태양광 발전 시설이 환경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원은 수질, 수변 식생 및 수생태, 주요 기자재 유해물질 용출에 대한 조사를 했는데, 대부분 항목이 기준치 이하거나 기준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발전 설비의 영향을 받는 수역과 그렇지 않은 수역 간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도 최근 수상태양광은 납과 카드뮴 등 중금속 유출로 환경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국내에 도입된 태양광 모듈은 결정질 실리콘 전지를 사용한 모듈이라 카드뮴이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카드뮴이 들어가는 박막 태양전지를 사용하지만, 우리나라는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 모듈은 강화유리 안에 밀폐돼 있으며 패널 위에 쌓인 먼지를 화학성분이 든 세척제가 아닌 빗물이나 수돗물로 씻어내기 때문에 주변 오염 위험이 거의 없다는 게 태양광 업계와 정부 기관 등의 설명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우리나라 수상태양광 1호인 합천호의 환경 영향성 평가를 2011∼2012년과 2013∼2014년 두 차례 했는데 태양광이 환경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수상태양광의 생태계 영향에 대해서도 현재까지는 물고기 종류나 개수가 줄어든다고 나온 연구결과는 없고 오히려 태양광을 설치한 곳 아래에 어류가 제일 많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적어도 10년은 봐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10년 이상 운영한 수상태양광이 없어 이를 관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국 곳곳에서 수상태양광 파열음

이는 진안 용담호만의 문제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따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을 크게 확대하면서 농어촌공사에서도 이를 추진한 바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2022년까지 약 7조원을 들여 저수지 899곳에 수상 태양광 발전소를 짓겠다는 청사진을 그렸지만 7월 현재 착공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환경 오염, 경관 훼손을 내세운 주민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만 현재 합천댐 3개, 지난달에 준공한 보령댐 1개를 포함해 총 4개의 수상태양광 발전기가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 역시 환경오염 논란은 물론이고, 무책임한 추진 방식이 주민들의 갈등만 키운다는 비판 속에 더 확장을 못한 채 좌초하고 있다.

실제로 전남 강진 도암면 일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봉황저수지에도 난데없이 수상 태양광 논란이 빚어졌다.

주민들은 마을 뒷산에 공사중인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 때문에도 한차례 홍역을 앓았던 터라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한 불신은 컸다.

층남에서도 아산 10개소, 천안 3개소를 포함한 81개 저수지를 대상으로 수상태양광 사업을 신청했다는 방침을 세웠다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들 지역은 농수인데도 불구하고 주민 반발이 빗발쳤다.

강원 고성군과 양양군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고성 주민들은 ‘무릉도원 파괴하는 수상태양광 발전 결사반대’ ‘청정계곡ㆍ식수자원 오염’등 피켓을 들고 농어촌공사가 도원저수지에 추진하는 발전시설(발전용량 2,006㎾ㆍ전력생산 4,980㎿)을 막겠다고 공언했다.

주민들은 태양광 패널이 수생식물 광합성을 방해해 생태계 파괴를 촉진하고 패널 세척 시 발생하는 수질오염과 중금속 중독 우려 등을 들어 이 시설을 반대했다.

양양군 현남면 하월천리 달래저수지도 수상태양광발전 설비 건설을 타진하자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

주민들은 이 사업을 위해 마을을 찾아온 공사 관계자들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도 전북을 비롯 충남 천안, 아산, 강원, 전남 등 수상 태양광발전 사업을 놓고 갈등이 불거진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사회적 공감대가 먼저

용담호는 도민의 70%가 마시는 광역상수원인 탓에 도민 정서상 수용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전북도 역시 태양광 발전사업이 정부 재생에너지 정책에 부합하고 합천댐 등 다른 시도에서 환경성과 안전성이 검증했다고 하지만, 용담호에 이를 비교해 동일한 결과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도민들의 식수에 수상태양광을 설치하는 문제를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는 게 정도(正道)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태양광을 확대하면 전기를 얼마나 생산할 수 있고, 그에 따른 환경적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등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주민들의 정서나 현실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정치적 당위로 밀어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결국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공감대가 더 필요하다고 것이다.

그런데도 수자원공사 역시 입장문을 내고 환경적으로 안전하게, 지역사회와 상생 가능한 모델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용담댐 수상태양광 면적은 전체 수면적의 0.7%로 수준인 데다 이미 설치된 보령댐과 큰 차이가 없다고도 강조했다.

보령댐과 합천댐은 수상태양광 설치 이후 환경 모니터링 결과 녹조 발생 등 환경영향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기자재 용출실험에서도 모든 항목이 수도용 자재 위생안전기준을 만족해 이로 인한 퇴적물 오염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용담호 물을 먹고 있는 5개 시·군 의견을 수렴한 결과 경관 훼손은 물론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먹는 물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고, 샤워 필터와 녹물제거 고기능 필터, 철분제거제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마당이다.

다시말해 전북도민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논리적 증거나, ‘지역에 커다란 혜택을 가져다 준다’ 는 식의 달래기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사업은 어떤식으로든 강행돼서는 안 되는 점이다.

전북은 이미 2003년 부안 방폐장 사태를 통해서도 이를 경험한 바 있다.

갈등의 시작은 정부가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부지 마련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김종규 전북 부안군수가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처분장 유치 신청서를 내면서부터다.

당시 1만 명이 넘는 시민이 격렬하게 반대집회를 했고 고건 국무총리가 나섰지만 중재에 실패했다.

6개월 넘게 이어진 부안 사태로 지역 공동체는 방폐장 유치 찬반으로 나뉘게 됐고, 2004년 열린 주민투표에서 투표자 91.

83%가 유치를 반대하면서 마무리가 됐다.

주민 동의를 무시한 사업 추진의 대가는 혹독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