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방송국 TV드라마에 시청률이 보장될 만큼 거장처럼 불렸던 드라마 작가 김 모 씨를 언어의 마술사라고 불렀다.

어휘의 사용을 사람의 심리에 따라 상황에 어울리는 언어를 사용하여 시청자로 하여금 공감대를 이루게 하기 때문이다.

말에 대한 수많은 속담이 존재하는 것도 언어가 가진 무게감 때문이다.

언어는 그 자체로 언어가 가지는 얼마만큼의 힘이 담겨져 있다.

그로 인해 언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행동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등의 인생사에서 있게 되는 수많은 상황들을 통해 나타난 결과를 통해 얻는 교훈들이다.

‘언어의 유희’의 다른 말로 부정적으로 사용 되지만 ‘말장난’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 시대가 어쩌면 언어의 유희라고 하는 고상한 말보다는 말장난의 시대라고 할 만큼 언어의 홍수를 이루고 있는 시대이다.

언어는 진실성을 가장한 속내와 다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러한 언어를 ‘말장난’이라고 말한다.

보편적으로 자신의 잘못이나 그릇된 행동에 대한 합리화를 통해 정당화시키려 할 때 말장난이 동원된다.

그리고 이러한 언어 구사에 가장 능통한 사람들이 바로 정치인들이다.

이제까지 필자가 본 정치인들이란 언어의 유희를 지혜와 능력으로 삼아 자신의 입지를 견지하는데 가장 우월한 군에 속한 집단이다.

억지로 자신을 정당화시키는 경우도 많고 남이 할 때는 잘못이고 내가 할 때는 정당함을 주장하는 속칭 ‘내로남불’도 비일비재한 집단이다.

국가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명분을 걸고 출사표를 내지만 과연 그럴까 하는 의심만 남는다.

국가보다는 정당을 국민보다는 자신의 입지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는 말에 부정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잘못을 인정하면 밀린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어떻게든지 자신들의 모든 행위에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가장 적절하다고 여기는 모든 언어를 동원하여 합리화 시키는 언어의 마술사들이다.

그러나 잘못된 일에 대해 정직하지 못하면 그 잘못을 계속 견지(堅持)하거나 순간만을 모면하려 하기 때문에 고치거나 중단하지 못하여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그 구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명분으로 포장한다.

작금에 있었던 국민들에게 걱정과 우려의 마음을 가지게 한 사건들에 대해 과연 당사자들은 진정성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다가갔는지 의심스럽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에 관련하여 더욱 그렇다.

최근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이 “일본에서만 수입할 수 있는 소재나 부품을 골라내니 ‘롱 리스트’가 나오더라 그 중 1•2•3번째 해당하는 품목이 바로 일본이 규제한 품목들”이라고 말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전했다고 했다.

또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본이 수출규제를 공식 발표한 지난달 30일 5대 그룹 부회장에게 연락해 일본이 문제 삼는 소재의 수입비중과 예상 피해규모, 수입처 대체가능여부, 대응책 등을 알려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작년 말부터 일본의 수출 규제를 예상한데다 5대 그룹과 공동대처하기로 한 만큼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이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다고 한다.

홍 부총리도 올 상반기부터 일본의 보복에 대응해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비해왔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즉각 맞대응하면 진짜 무역분쟁이 된다”며 “한국 메모리 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은 만큼 애플 구글 등에도 타격이 예상되고 참의원 선거가 끝나면 일본도 물러설 것”이라고 말했다.

명목상 ‘롱리스트’이고 ‘5대그룹과 공동대처’이고 ‘TF'이지 제대로 된 대응방안은 없다.

적절한 대책이 없는 발표는 단지 언어의 유희에 불과하다.

정승일 산업통산부 차관은 “국내에서 (소재, 장비가) 개발됐다 해도 대기업이 써 주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가) 기업들이 대단히 각성할 계기가 됐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정말 분통 터진다, 삼성전자 같은 반도체 회사가 오히려 일본 업계를 1위로 띄워 올린다.”고 성토했다.

이제까지 소재개발에 소홀한 것으로 책망한 말이다.

한참 모자란 말이다.

대부분의 업계는 분업 체계를 가지는 것이 현실이다.

음식점이 벼농사를 짓고, 채소를 재배하여 음식을 만들어 팔지는 않는다.

일본도 우리 부품을 수입하여 완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미,중의 무역 분쟁도 역시 미국이 주요 부품을 판매하지 않으면 중국은 완제품을 만들지 못한다는 점이 중국에는 불리한 점이다.

즉 세계가 분업체계 안에 무역 분쟁을 없애기 위해서 세계무역기구(WTO)를 만들었으나 다자통상체제가 혼란 가운데 직면한 것이다.

그런데 정치적 문제로 인한 현실의 어려움을 기업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말장난 같은 소리로 들린다.

최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일본은 치밀하게 정부 부처 간 공동작업까지 해가며 보복을 해오는데 우리는 서로 비난하기 바쁘다.” “중국, 미국 모두 보호무역주의로 기울어지며 제조업 제품의 수출이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우리는 여유도 없으면서 하나씩 터질 때마다 대책을 세운다”고 지적했다.

진실성을 가진 솔직한 심정을 나타낸 말이다.

이제 언어의 유희는 아무짝에도 소용없다 정부도 정치권도 진정성을 가지고 행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미래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전주남부교회 강태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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