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애 서양화가 시집 '고향 가는 길'
수필집 '느티나무에게' 출간··· 자연

2008년 이후 11년만인 최근 다섯 번째 개인전을 가진 정정애 서양화가가 첫 시집 ‘고향가는 길’과 첫 수필집 ‘느티나무에게’를 동시 출간했다.

화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정정애 작가는 2014년 대한문학 신인상과 한국시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집 ‘고향 가는 길’은 십여 년전 이동희 시인의 ‘시창작교실’을 바탕으로 한 첫 결과물이다.

시집은 다채롭고 다양한 삶의 현상들을 마치 수묵화의 경지처럼 단순하면서도 순수한 예술의 경지로 이끌어내고 있다.

교직에서 미술교사를 역임하고 화백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했던 그로선 당연한 결과로 여겨진다.

때문에 시인의 시에는 맑고 영롱한 이슬방울이 맺혀있다.

그 이슬방울에는 붓끝으로 문질러 놓은 땀과 눈물의 흔적들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그림으로 시를 쓰고 시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어느 때는 둘이 범벅이 돼 구분 짓지 못할 때도 있다.

하지만 살아있는 언어의 형상화가 시 밖으로 걸어 나오다 어느덧 캔버스 안으로 스며드는 것은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기 때문이다.

정군수 시인은 “시인의 마음에는 사모곡이 있다. 꽃 같은 얼굴은 그림으로 그리고 보고 싶은 생각은 시로 쓴다”며 “산 아래 풀밭에서 여든의 소녀는 이제 화폭에 자신의 모습을 그려 넣고 고향집으로 가는 길을 나선다. 연한 풀빛이 다가오다 원근법으로 멀어져가는 길 끝에 시인이 오롯이 서 있다”고 밝혔다.

이동희 시인은 “시인의 첫 시집의 시세계와 시정신은 깨달음을 이룬 자의 행동방식이란 사유의 받침대가 있음을 알게 된다”며 “순수한 즐거움의 에너지와 열정적 삶이 창조적 힘을 얻어 다채로운 삶이 지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인은 “고향집을 향해 오늘도 내일도 길을 걷는다”며 “외로운 초행길에 길잡이 되어주신 분들을 늘 기억하며 걷겠다. 하늘이 청명하길 빌면서 말이다”고 밝혔다.

첫 수필집 ‘느티나무에게’ 역시 미술전공자답게 미술과 문학부문에서 초월적인 미적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자연과 인간 삶의 미학을 그림으로 탐구하기도 하고 또 문장으로 인생을 빚어내고 있다.

참 삶에 대한 달관과 아름다운 심미관을 통해 저자는 햇빛이 프리즘을 통과하며 일곱 빛깔 무지개로 피어나듯 영롱하기 이를 데 없는 작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전일환 수필가는 “저자는 남다른 인생의 분석과 해석이 편편의 작품 속에 응결되고 현상되고 있다”며 “수많은 명화와 명수필들이 쉼없이 생산되길 바란다. 이를 감상하고 읽는 이들에게 진한 감동과 즐거움이 물결처럼 넘쳐 흘러 행복한 삶을 가꾸어가는 신묘한 영약이 되길 기대본다”고 밝혔다.

저자는 “내가 나무라면 여든 개의 나이테를 가진 우람한 나무가 되었으련만 그저 초라한 백발이 돼 이렇게 서 있다”며 “주섬주섬 알량한 글을 묶으며 그저 부끄럽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지 않을듯하여 젖 먹던 힘까지 보태 용기는 낸다”고 말했다.

전주 출생으로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초등교사와 중등미술교사를 지냈다.

전북문인협회, 행촌수필회, 꽃밭정이문학회, 전북문예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미술협회, 전북미술협회 원로작가, 전북여류작가회 고문, 전미회 원로작가, 상촌회 회원을 지내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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