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서 밭일하던 80대 숨져
5월부터 29명 환자 발생
노약자 체온 조절 기능 약화
한낮 야외활동 주의해야

연일 계속되는 폭염경보속에 전주시내 한 쉼터에서 시민들이 찜통 더위를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이원철기자
연일 계속되는 폭염경보속에 전주시내 한 쉼터에서 시민들이 찜통 더위를 피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이원철기자

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로 도내 전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고창에서 열사병(온열질환)으로 의심되는 올해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야외활동자제 등 도민 건강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4일 오후 3시 21분께 고창군 해리면의 한 밭에서 A(80·여)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16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발견 당시 A씨의 체온은 42도에 육박했다.

경찰은 A씨의 사인이 열사병에 의한 심정지로 보인다는 의사 소견을 토대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5일 전북대병원에 따르면 무더위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한 주 동안 온열질환이 발병한 3명의 환자가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치료를 받고 있는 두 명의 온열질환 환자는 93세와 77세의 고령자로 집안에서 의식저하로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 병원으로 긴급이송 됐으며 열사병 진단을 받았다.

전북도는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1일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29명으로 조사됐다고 5일 밝혔다.

연령별로는 80대 2명, 70대 4명, 60대 6명, 50·40대 5명, 30대 4명, 20대 2명, 10대 1명으로 나타났다.

또 발생 증상별로 보면 열탈진이 13명, 열경련이 6명, 열사병과 열실신이 각각 5명 등으로 집계됐다.

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환자 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8월로 접어들면서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본격적인 무더위에 따른 환자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돼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온열질환 감시체계 발생현황에는 전국적으로 올해 들어 지난 4일 현재까지 857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온열질환은 무더위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이 대표적인 온열질환에 해당한다.

주로 햇볕이 뜨거운 낮 시간에 야외에서 발생하며 열로 인해 호흡이 빨라지는 등 전조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의 부종(열부종), 일시적인 의식소실과 어지러움(열실신), 근육경련(주로 장딴지 근육, 열경련)이 발생할 수 있다.

점차 진행하면 기력저하나 피로감, 두통이나 어지러움, 구역감이나 구토 등의 전신증상이 동반되는 열탈진이 발생한다.

응급처치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40℃ 이상의 고열과 의식변화가 동반되는 열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

전북대병원 응급의학과 윤재철 교수는 “체온조절 기능이 약하고 쉽게 탈수 증상에 빠질 수 있는 4세 미만 어린이, 7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 및 알코올 질환자들은 폭염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뜨거운 한낮에 혼자 있게 하지 말고 야외활동을 가능한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여러 사정에 의해 냉방기를 가동하기 어렵거나 집안의 온도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더운 실내에 머물기보다는 공공쉼터와 같은 시원한 곳으로 더위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윤홍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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