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석탄재 일본산 40%
9,400억 피해 레미콘도 타격
기계-설비 대체비용 부담커
건설산업 체질개선 불가피

일본의 경제보복 불똥이 건설업계에도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특히 시멘트 대체 원료인 일본산 석탄재 공급 중단에 따른 레미콘 업계 피해는 물론 공장 설비와 기계 부문, 건설기계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전북지역 등 건설업계에서는 가뜩이나 침체된 지역건설경기에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현실화되면서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멘트에 사용하는 석탄재 비중은 국내산과 일본산이 6대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입이 중단될 경우 국내에서는 약 9천400억원 상당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국내 석탄재 수급의 어려움과 가격상승 가능성까지 고려할 경우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석탄재 수급 차질은 레미콘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석탄재는 시멘트 제조뿐만 아니라 레미콘 제조 때도 가공을 거쳐 상당량 사용되고 있다.

일본산 석탄재는 국내산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시멘트를 물과 결합하면서 콘크리트 균열을 줄여주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건설업계에서 중요한 자재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건설업 자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시멘트 사용량의 절대적인 부족은 가뜩이나 침체된 건설경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레미콘업계의 한 관계자는 “석탄재가 콘크리트의 균열을 줄여주기 때문에 사용량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며 “일본산의 경우 단가에서 유리해 수입이 끊길 경우 국내 석탄재 시장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기계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계산업의 공작기계 분야는 일본 의존도가 높고 전략물자로 지정된 제품으로 소재 조달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조기업들이 가공에 이용되는 기계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으며 일본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공작기계 시장의 일본산 점유율이 25%선이라는 점에서 일본이 해당 부품 수출을 규제하면 대체 방법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또 품질ㆍ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일본산을 훨씬 비싼 독일산 등으로 대체할 경우 추가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정밀설비 분야에서 일본산을 대체하더라도 국산화에 필요한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설비조달 차질이 이어져 투자 감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산 비중이 절대적인 공장의 설비와 기계 부문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 제외 조치로 일본이 자국 기업들의 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게 되면 가장 타격이 우려되는 쪽이 공장의 기계와 설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는 국내 건설산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만큼 이번 기회로 외국산 자재를 국산화해 건설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많은 분야에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지만 이 기회에 건설산업의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신우기자 l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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