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매장 일본제품 아웃
유니클로-ABC마트 한산

도, 가고시마현 방문취소
시군자매결연 활동중단
교육청 공무출장 등 제한
공공구매제한 조례 제정

日여행 한달 10건안돼
휴가철-추석 대목맞은
여행업계 직격탄 맞아

전북 일본 관광객많아
단절땐 요식업계 타격
여행객 국내로 눈돌려
전북유치 이끌어낼수도

8일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앞에서 전북겨레하나가 일본 정부의 우리나라 화이트리스트(수출 우대 심사국) 제외 조치에 맞서  ‘NO 아베 시민캠페인’을 갖고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원철기자
8일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앞에서 전북겨레하나 회원들이 마련한  'NO 아베 시민캠페인'에 함께한 시민들이 아베 얼굴과 메시지가 새겨진 입간판에 물풍선을 던지고 있다./이원철기자

한일 경제전쟁이 시작되면서 전국이 반일 정서로 들끓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 운동, 일본 여행 보이콧 심지어 양국 교류 단절과 같은 강경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도내에도 일본을 이겨야 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리는 등 반일, 극일 운동이 강하게 펼쳐지면서 국내 경제적 파장이 만만찮다.

정치권에서도 친일-반일 논란이 뜨겁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민주연구원이 “최근 한일갈등에 관한 대응은 총선에 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내용의 ‘한일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여야 정치권이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친일-반일 프레임이 여권의 21대 국회의원 총선 전략 아니냐는 야권의 비판에 민주당은 전혀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처럼 한일 경제전쟁이 전북은 물론 국내외 경제 뿐만 아니라 여야 정치권에도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의 한일 관계, 전북의 정치-경제 지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미리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일본제품 불매운동 확산

전북지역 유통업계와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노 재팬’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중소자영업자를 중심으로는 ‘일본제품은 사지도 팔지도 않는다’는 문구가 적잖이 눈에 띈다.

중소형 지역마트들은 자발적으로 ‘일본제품 NO’ 로고가 붙은 대형 플래카드와 안내문을 내걸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 점포 내에서는 일본 제품들이 모두 매대에서 퇴출됐고, 일본제품을 찾거나 해당 제품이 없어 항의하는 시민들도 한명도 없을 만큼 노 재팬 동참분위기가 정착돼 가고 있다.

전주지역 나들가게 소속 점포들도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했으며 편의점마다 내걸었던 세계맥주 4캔에 1만원 프로모션에서도 일본산을 제외한 상태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리스트에 오른 대표적인 매장인 ‘유니클로’, ‘다이소’ 등은 고객들의 방문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실제로 효자동 유니클로 주차장은 듬성듬성 빈자리가 많았고 매장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다보니 입구에 들어가는 것 조차도 눈치가 보일 정도였다.

많은 사람들이 몰렸던 평소 유니클로 매장과는 확연하게 대조되는 장면이다.

바로 옆에 있는 일본계 ABC마트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신발할인 마트인 ABC마트는 일본자본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고객이 뚝 끊겼다는 것.

평소 같으면 유니클로를 찾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기도 했지만 유니클로 매장이 불매운동의 여파로 손님이 끊기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 공공기관도 교류중단 확대

전북도와 도의회도 일본과의 교류중단과 일본제품 불매운동 동참 결의대회를 열고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가 해결될 대까지 불매운동을 지속할 것을 선언했다.

국제교류는 선진지 벤치마킹은 물론 해당 도시 농산물과 제조품목의 판로개척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경제전쟁으로 국내 극일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전북을 포함한 전국 일선 자치단체 및 의회가 일본과의 교류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전북도는 교류 30주년을 맞은 일본 가고시마현과의 방문교류 일정을 취소했다.

가고시마현의 지사와 가고시마현 의회 의장단 일행은 오는 10월 29일부터 10월 말까지 전북방문이 예정돼 있었다.

방문인원만 70명에 달해 대규모의 행사로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한일관계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가고시마현 측에 보류 의사를 전달했다.

송하진 지사는 “한일교류 30주년이라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일본과의 우호적인 활동을 이어나가기엔 다소 어려울 것 같다”면서 “가고시마현과 추진하던 문화교류행사와 청소년 교류행사 등도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전주시와 군산시 정읍시 등은 일본 지방정부와 자매결연활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일선 자치단체 역시 일본과 교류활동에 대해 취소나 보류를 검토하고 있다.

전북교육청도 일본의 경제 보복에 맞서 공무출장과 현장학습 제한 등을 권고했다.

전북도의회를 비롯한 지방의회도 각각 ‘노 재팬(NO JAPAN’’ 현수막을 내걸고 극일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회 청사 앞에서 ‘일본의 경제침략 행위’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도 열고 일본 전범기업제품의 공공구매와 수의계약을 제한하는 조례 제정과 가고시마현 의회 등 일본 지방의회 교류 중단, 불매운동 동참을 선언했다.

그동안 벤치마킹과 지방의회 간 소통행사 등 관례적으로 진행돼왔던 일본방문은 물론 답방추진도 당분간은 보류하면서, 보이콧 재팬에 열풍에 힘을 싣고 있다.




▲ 여행업계,보이콧 일본에 몸살

도내 여행사를 중심으로도 보이콧 사태가 확산되면서 일본 여행 관련 문의는 거의 전무하다.

여행사들은 최근 일본여행 취소와 여행지 변경 문의가 잇따르면서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도내 한 여행사는 불매운동 직전 일본행 발권 의뢰가 60여건에 달했지만, 이달 일본여행 예약건이 10건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도내 일본 여행 보이콧 사태가 잇따른 가운데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은 일본 여행 보이콧이라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이와 관련 여름 휴가와 추석 연휴 등 본격적인 여행 성수기를 앞둔 도내 여행업계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대부분이 위약금 여부를 묻거나, 이와 상관 없이 일본 여행을 취소하겠다는 개인, 단체 문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올 추석 연휴를 비롯해 오는 연말 일본 여행 패키지 상품까지 홍보해야 하는데, 예년과 비교할 수 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여행지를 중국이나 태국, 필리핀 등으로 우회하면 다행이지만, 여행 자체를 잠정 보류하는 이들도 많이 여행업계는 이번 사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주 A 여행사 측은 “최근 3대 가족이 오키나와로 여행을 하겠다며 예약을 했다가 장인어른의 반대로 위약금을 물더라도 취소를 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며 “도민들의 반일 감정이 격해지면서 여행 일정 자체를 보류하는 분위기다 보니 여행사 입장에서는 시련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한일 경제전쟁에 따른 전북의 순기능과 역기능

한국과 일본의 최근 경제보복과 그에 따른 맞대응은 총성 없는, 양국간 자존심을 건 전쟁으로 꼽힌다.

이 경제전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우리나라는 물론 전북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전북도는 지난 6월 일본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일본 이시카와현 한국문화관광세미나에 참가했다.

현지인 100여명을 대상으로 전북 문화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특히 익산 미륵사지, 왕궁리 유적 등을 내세우면서 전북 방문을 적극 홍보했다.

양국은 이처럼 가까운 관계이면서도, 이번처럼 중대 이슈가 발생하면 적으로 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는 지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양국 간 감정은 묘한 기류가 근저에 깔려 있다.

전북은 전통적으로 관광 중심 도시다.

만일 우리나라가 일본 여행을 보이콧하면 일본도 맞대응할 것이다.

요즘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 민간 교류가 무너지면 그 경제적 피해는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전주의 경우 일본인 관광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일본 관광이 단절된다면 도내 호텔이나 한옥 등 숙박업 그리고 음식점 등 요식업계부터 상당한 파장이 일어난다.

실제로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의 최재성 위원장은 “일본 여행금지 구역을 사실상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만만찮은 역풍에 휩싸였고 서울시의 서양호 중구청장은 ‘노 재팬’ 깃발을 지역 내에 걸었다가 시민들의 강한 반발로 깃발을 내리고 사과하기도 했다.

무조건적인 반일이 아니라, 관련 업종과 상황에 따라 가려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관이 민간교류까지 제재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이처럼 한일 경제전쟁으로 전북 역시 순기능과 역기능을 받는다.

순기능은 국내인 여행객의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최근의 한일 관계로 인해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수가 급증하고 있다.

주요 항공사들은 일본 행 노선을 대거 축소했으며 대형 여행사도 일본 여행 대신 다른 국가 여행을 권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항에서 일본 취소 여행객들이 국내로 눈을 돌리고 이 과정에서 이들은 전북 방문으로 이끌 수 있다.

국내인들의 전북 방문이 늘면 장기적으로 전북 이미지가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역기능도 만만찮다.

새만금을 비롯, 도내에 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들이 불안해할 수 있다.

또 전북이 집중 투자하고 있는 탄소 분야의 경우, 직간접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무조건적 반일보다는 국가와 민간을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북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외교적 역할은 정부에 맡기고 민간교류는 민간에게 맡기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김일현기자.박정미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