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국악원 15일 첫선
와운마을 중심 해방전후
아픔 그려··· 류기영 연출등
국내 정상급 제작진 참여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고스란히 품에 간직한 창극이 선을 보인다.

국립민속국악원이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마련한 창극 ‘지리산’은 해방 전후 아픔의 역사를 간직한 어머니의 산, 지리산을 배경으로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던져 줄 예정이다.

2019년 국립민속국악원의 대표창극으로 자리매김할 이번 작품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현 시점에서 창극이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제시해주는 데 의미를 더하고 있다.

국악원만의 색깔을 담아 낼 수 있는 발걸음 중 하나이며, 국악원의 정체성을 다져가는 데 이번 작품이 기폭제가 될 정도로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창극 ‘춘향만리’, 판소리극 ‘모돌전’ 등 많은 창극 작품을 집필한 사성구 작가가 대본을 맡았다.

지리산 속 오래된 와운마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지리산의 모든 역사를 지켜봐온 노고할매의 현신인 천년송에 의지하며 나눔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와운마을에는 서로 사랑하는 마을총각 길상과 처녀 반야가 있다.

일제 강점기 말 어느날 일제의 앞잡이에 의해 길상과 반야는 강제 징용과 위안부로 끌려가고 마을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해방이 되고 우연곡절 끝에 마을에 돌아온 길상과 반야는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결혼을 하고 딸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중, 빨치산의 일원이 마을로 숨어들며 토벌대와 사이에서 갈등하기 시작한다.

창극 ‘지리산’은 이런 격동의 역사 속에서 상처 받은 영혼들을 위로하며 생명의 소중함과 해원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국악원 류기형 예술감독이 연출과 각색을 맡고, 작곡 황호준, 안무 김유미, 조명디자인은 뮤지컬 ‘명성황후’ 조명디자인을 맡았던 최형오 등 국내 정상급 제작진이 참여한다.

또 노고할매 역엔 방수미 명창, 길상 손재영과 고준석, 반야 서진희와 백나현, 정령치 정민영, 오덕술 역엔 소원검 등 창극단과 무용단, 기악단이 총출동하며, 객원으로 바이올린 조아라, 송미경, 비올라 안지원, 첼로 임은진, 타악 전계열 등이 참여한다.

국립민속국악원 왕기석 원장은 “근현대 아픔을 안고 있는 지리산과 삶의 터전으로서 우리네 삶을 포용하는 지리산이 이 작품의 큰 두 줄기다”며 “특히 올해 3.

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이번 작품의 의미가 더해지고 있다.

우리의 삶의 목표, 삶의 가치 그리고 오늘을 사는 시대적 가치의 의미를 이번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기형 연출은 “발품을 팔아 지리산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란 것을 알면서 일단 두드려보기로 했다”며 “전통과 민속은 박물관의 전시물이 아니라 동시대성과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삶과 함께 해야 한다.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시작했다. 많은 관심 바란다”고 밝혔다.

황호준 작곡가는 “작곡에 착수하기 전 들른 지리산 와운마을은 천년송을 비롯해 구름이 산자락을 휘감고 있어 다양한 이야기와 정서를 느끼게 해줬다”며 “계면과 우조가 조화를 이루며 수많은 가락이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창극 지리산의 시공간 속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표현했다.

이번 공연은 15일과 17일은 오후 3시, 16일은 오후 7시30분에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선착순 예약제로 진행되며 620-2324로 문의하면 된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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