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에 큰 비밀을 안고 시한부 삶 사는
형사의 복수 그린 초능력 판타지 소설

스릴러를 표방하는 신예작가 최진환의 신작 ‘파란 불꽃의 형사’가 발간됐다.

내러티브 전개를 박진감이 넘치고 판타지적 요소까지 가미돼 있어 장르소설로서의 미덕을 충분히 구현시킨 작품이다.

흡인력 넘치는 스토리부터 매우 인상적이다.

시한부 삶을 사는 형사는 숨길 수밖에 없는 큰 비밀을 몸속에 안고 산다.

어느 날 가족이 너무나 참혹하게 몰살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것이 발단이 돼 형사는 복수를 다짐하며 몸속에 봉인됐던 파란 불꽃을 일으킨다.

이런 식의 스토리텔링은 누아르적 분위기와 하드보일드 문체로 긴박감을 한껏 고양시킨다.

뿐만 아니라 히어로가 복수의 갈등 속에서 번민하는 모습에 화자의 시점이 맞춰진 점이나, 초능력이란 판타지에 현실성을 깊이 부여해 내어 작품의 문학성을 힘껏 끌어올린 것 또한 큰 매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다시 말해, 장르소설이 가지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에 충분히 집중하면서도, 사회파적 비판의 시각을 작품 곳곳에 예리하게 장착한 것은 작가 최진환의 작품세계가 그만큼 크고 깊다는 방증에 다름 아니다.

이를테면 히어로를 쫓는 강력계 형사 상호의 시점에 따라, 사회에 만연해 버린 강력범죄의 양상과 법적 처벌의 수위에 대해 일선 형사가 가지는 고민을 피력하는 부분은 요즘 한국사회의 범죄를 바라보는 일반대중의 정서를 대변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상호의 ‘형사, 정말 지랄 같네’라는 자조적인 한마디는 독자의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을 테다.

여기에 히어로 현수의 개인이 감행하는 복수에 대한 고민과 이를 막으려는 상호의 공적 입장이 부딪치는 마지막 부분의 대결은 이 작품 ‘파란 불꽃의 형사’의 가장 강렬한 백미이며, 시종일관 책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무엇보다 절대악으로 상정된 캐릭터의 지난 얘기가 현장의 긴장을 정적으로도 십분 극점에 이르게 만드는데, 이를 구사한 작가의 솜씨가 정말이지 여간 아니다.

언밸런스가 가져온 절정감은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렬하다.

그것이 가능한 까닭은 히어로뿐만 아니라, 각각의 캐릭터에도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듯 다각적으로 화자의 시점이 분산되어 균형감을 작가가 작품 속에서 충실히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히어로와 절대악, 그리고 둘을 쫓는 형사가 맞닥뜨리는 삼각 구도의 공간에 여타의 장르소설에서는 찾기 힘든 치열한 현실성이 숨 가쁘게 흘러넘치게 되는 것이다.

사회파스릴러 소설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다른 아이들과 달리 신이 되고 싶은 꿈을 꾸며 유년기를 보냈다.

하지만 인간이 신이 될 수 있는 길이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걸 나이를 먹으면서 깨닫고 낙심한다.

그러던 중 인간이 신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작가가 되는 것이라는 생각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결국 직업이 됐다.

소설과 함께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지금의 꿈은 평생 좋은 영화와 좋은 글로 사람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싶다는 포부를 안고 매일 매일 글을 쓰고 있다.

작품으로는 ‘자살로 위장해 드립니다’가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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