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을 탈당한 대안정치연대에 이어 원외위원장도 집단 탈당하며 호남지역 정치권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총 73명의 원외위원장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다.

이들은 14일 기자회견에서 ‘1차’라 명명하며 앞으로 탈당을 선언할 원외위원장이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정확한 규모를 밝히지는 않았다.

호남지역 최대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평화당이 오늘과 같은 분당 사태를 맡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정동영 대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탈당의 명분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과연 그럴까? 지난 총선에서 평화당은 호남지역 28석 가운데 과반에 해당하는, 가장 많은 14석을 차지하며 호남의 명실상부한 정당으로 자리매김 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 5석, 바른미래당 6석, 무소석 3석을 차지할 때의 위엄이다.

그런데 최근 정당지지도 조사를 보면, 민주당 1위, 호남 의석이 전혀 없는 한국당이 2위, 정의당 3위다.

호남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평화당은 미래당과 함께 각각 4위·5위에 머무르고 있다.

다른 조사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호남의 다수당인 정당은 정작 지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상황.

그 원인과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진단해 봐야한다.

새정치를 표방하며 출범했던 평화당이 그 몫을 다하지 못하고 변별력 없는 제2민주당의 길을 걸어왔던 것은 아닐까.

탈당파 의원들은 새로운 체제, 새로운 인물 영입을 통해 당 지도자를 모셔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 대표인 정동영 의원이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데 그렇지 않고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게 비당권파의 주장.

위기상황임에도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지도부에 대한 반감.

빅텐트를 구성하더라도 당내에서 구성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당권파의 내려놓음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는 비당권파가 탈당하는 날에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당권파의 기득권 고수가 빅텐트의 염원에 찬물을 끼얹고 탈당으로 나아가게 하는 촉매가 되었다는 논리다.

호남의 다수당인 정당이 정작 지역민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상황은 헤쳐모여식 제3지대 창당을 목표로 한 '정치연대'의 충분한 명분이 되고 있다.

그러나 당권파는 이를 용인하지 않았다.

과거 정 대표는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 민주통합당, 국민의당, 지금의 민주평화당을 거치며 탈당을 반복해 왔다.

정 대표의 탈당 명분과 행보는 제3지대 창당과 빅텐트를 통해 민주세력들을 하나로 규합하자는 것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이번 대안정치연대의 탈당을 해석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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