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일본 총리의 우리나라 대법원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성 수출 규제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가 반일 감정으로 들끓고 있다. 패전 후 연합군의 전범재판에 충실히 임하여 전범자들을 처단하고 전범자들이 정치 경제 및 사회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며, 해마다 전쟁 피해자들을 찾아 참회를 하는 독일의 모습과 너무나 대조적인 일본의 오만 불손에 우리는 분노한다. 
 
일본은 아직도 자신이 세계를 주도하고 세계의 중심에 있다고 하는 제국주의 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듯 하다.이는 어디에서부터 기인하는 것인가. 그들은 아주 어렸을 적부터 역사 왜곡 교육을 일삼아 소위 지식인층에서도 제국주의에 의한 외국 침략을 자신들의 힘을 과시한 자랑스런 역사로 인식하게 한다. 또한 한자 문화의 발상이 일본이며 한국어도 일본어를 본받아 만들어진 것이라고 가르친다 하니 일본인들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한국을 대할까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인은 ‘반한’이 아니라 ‘혐한’의 감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그렇게 많은 편의점, 마켓, 대형마트 등에는 한국 상품은커녕 기타 외국 상품도 눈을 씻고 찾으래야 찾을 수가 없다. 거리를 오가는 차들은 온통 일산이고 한국 차 또한 찾아볼 수 없다. 한 해 수 만대의 일본차를 수입해서 타고 다니는 우리의 현실에 비해 자괴감마저 든다. 한국 물품의 사용은 고사하고 심지어 일본 대형서점의 경우 ‘혐한 서적 코너’가 따로 있다 하니 문화적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은 아직도 식민사관에 얽매여 우리나라를 눈엣가시 정도로밖에 여기지 않는 것 같아 분통이 터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일본을 바라보아야 할까. 일본산이나 일본 자본이 투입된 회사의 물건을 구매하지 않고, 일본 여행을 가지 않는 운동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일본을 바라보는 우리의 근본적인 시각의 변화가 이제는 필요한 시점이다. 일본의 식민지로 살아 온 한 맺힌 세월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우리는 일본을 너무도 관대하게 대해왔다. 도대체 누가 누구에게 사과하고 머리를 조아려야 되는지, 때린 자는 누구고 맞은 자는 누군지 제대로 된 인식을 안해 왔다는 얘기다. 일제 치욕의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 하고 우물쭈물 여전히 일본 옹호자들이 건재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모습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모방의 달인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일본인들이 만든 물건에 막연한 동경을 하며, 그들의 문화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즐기면서, 우리를 향한 비아냥거림을 뼈아프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기업들도 역사의식을 갖길 바란다. 원가를 조금 더 낮추려고 일산과의 경쟁을 부추기고, 하자가 없는 거의 동등한 품질임에도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을 외면하는 행태부터 바꿔 나가길 바란다. 정부의 과감한 중소기업 육성정책은 늘 아쉽기만 한 과제다. 그들이 뻔뻔하게 수출 규제를 한 반도체 연구개발도 이번 기회에 보란 듯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해 나가길 바란다.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수준이 개발의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것도 매스컴에 보도된 바 있다. 또한 이제는 국민의 일상 생활에서 필요한 물건은 그들보다 더 우수하게 잘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일본 이상으로 자국 상품 애용의 문화를 우리 국민들도 당연히 가져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에서도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에 대한 시각을 제대로 하길 바란다. 후쿠시마 원전 쓰레기를 학교 운동장에 묻고 원전 피해 지역에 농작물을 심도록 강요하는 나라. 정부가 하는 일에는 아무런 반감 없이 밀어 부치는 국민성. 무엇이 그들을 불법행위로부터 자유롭게 하는가 말이다. 한국과 일본의 감정을 넘어 국제사회에서도 심각하게 비양심을 고발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본은 지금 이 시간에도 나라나 국민이나 ‘혐한’이라는 단어를 여과 없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가 언제 ‘혐일’이라는 단어를 써 본 적이 있는가. 언제까지 그들을 용서하고 끌어안고 가야 하는 것인가. 이제는 정말 일본을 바라보는 제대로 된 시각을 우리 정부나 국민도 가져야 할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마음 속 깊이 박히는 이유다.

/박병철 전북농협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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