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안전자산 급부상
1돈당 23만2천원 상승세 지속
돌반지-예물구매 가격부담
한달새 판매 반토막 한숨만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동네 금은방’은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미·중 갈등 등으로 금이 안전 자산으로 급부상하면서 값이 치솟자 돌 반지나 결혼예물 등의 판매가 부진한 데다 금값이 더 오를 것을 기대해 이를 파는 사람도 없어 거래가 뜸하기 때문.

19일 도내 금은방 업계 및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현재(17일 기준) 금값은 3.75g(1돈)당 23만8천원(살 때 가격)으로 지난 1일보다 2만원이나 올랐다.

한 달 전보다는 2만2천500원가량 비싸졌다.

올해 18만8천500원에서 시작된 금값은 지난 5월까지 18만원 후반대에서 19만원 중반대로, 최대 1만원 내에서 오르락내리락은 반복했지만 6월 들어 20만원 대로 진입한 이후로는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글로벌 유동성 증가와 통화전쟁에 따른 것으로, 각국이 경기를 떠받치려고 아무리 돈을 풀어도 돈이 돌지 않고 저물가가 계속되자 안전자산인 금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금테크’에 대한 관심이 오랜만에 커지고 금 사재기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금은방 역시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금은방들은 되레 손님이 줄어 한숨만 쉬고 있다.

금값이 올라 돌 반지 한 개에 20만원이 훌쩍 넘자 이를 찾는 사람들이 급감한 데다 한동안 필수 예물로 꼽혔던 순금 쌍가락지 등도 한 달여 사이에 판매량이 절반 이상으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예물의 경우 7~8월이 결혼 비수기인 점도 있지만 이를 감안하고도 하락세인 것.

 한 마디로 금이 투자나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있지만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금값 상승에 부담을 느껴 구매를 꺼리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지금은 상승세를 이어가지만 언제 또다시 하락, 즉 금값의 변동성이 크다 보니 투자를 위해 실물 금을 구입하려는 실수요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주시 효자동에 있는 G금은방 주인은 “예전에는 금리와 금값이 하락할 때는 투자 목적으로 금을 찾는 사람도 많고 돌 선물이나 예물로 금을 선호했다”며 “하지만 금값이 상승하자 금 시세에 대한 문의는 많지만 실질적으로 구매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현상과 반대로 금값이 더욱 오를 것을 기대해 팔려는 소비자가 없다 보니 금거래 자체가 없다”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 전주점이나 이마트 전주점 내 골드바를 판매하는 주얼리 매장 역시 마찬가지다.

이마트 내 매장의 경우 7월부터 지난 14일까지 매출이 50만원으로 집계, 전년은 물론 수개월 전보다 눈에 띄게 감소하는 등 전체적으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전북은행 등 은행권의 금 판매 실적 역시 미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백화점 전주점 관계자는 “금 테크 바람이 불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금값 상승세 이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오히려 줄면서 매출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으며, 전북은행 관계자도 “실적이 너무 미비한 상황으로, 이에 대한 문의나 상담조차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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