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 장편소설 '숨비의 환생'··· 4명의 화자
세상 비판··· 깨어있는 국민 인간다운 삶 누려

노령의 장편소설 ‘숨비의 환생’이 발간됐다.

이번 책은 처음부터 연작으로 구성됐다.

때문에 4부로 나눈 장마다 화자가 다르다.

제1부는 4.3사건의 희생자 가족인 제주 토박이 할머니가 화자가 돼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제2부는 가습기 살균제의 피해자 딸이 화자가 된다.

제3부는 권력으로 국민을 겁박하는 가해자 아들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마지막 제4부는 세월호 사고로 딸을 잃은 부모가 화자가 된다.

그렇게 각 장마다 다른 화자들이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세상을 비판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한 때 ‘이것이 나라냐’는 말이 회자된 적이 있었다.

지금까지 국가가 국민에게 어떻게 했는지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수많은 사건들이 우리 머릿속을 어지럽게 했으며, 그 많은 고난 속에서도 국민은 참으로 오랫동안 견디어 왔다.

때문에 이번 책은 자연스럽게 우리가 겪어낸 삶의 고난과 갈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저들은 세월호 참사를 일개 교통사고라며 이제 그만 잊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국가폭력에 대해 유족들은 아직 비판도 분노도 다 표출하지 못했는데 덮어버리라고 윽박지른다.

원인을 파헤치고 정의를 세우려하는데 이제 그만 모두 잊으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하나도 거치지 않았는데 어떻게 가해자 국가를 피해자 국민이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

성찰적 분노 없이 어찌 화해를 꺼낼 수 있는가.

제4부를 이끌어가는 화자, 미소의 아버지 오진국은 처절하게 반성한다.

이렇게 깨어있는 국민만이 건강하고 인간다운 삶이 가능한, 건강한 국가 사회를 이룰 것이란 희망을 공유하고 싶다.

저자는 “다섯 번째 작품집을 내는 셈인데 소설책을 출간할 때마다 늘 망설여진다.

나의 창작동기와 소설에 담은 메시지가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될지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며 “그럼에도 소설책을 낼 때마다 삶의 울타리가 되어준 가족과 출판사, 편집진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본명 노정자 외에도 필명 노령 또는 노경찬이란 이름을 사용하는 저자는 전주교대를 졸업하고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2006년 단편소설 ‘동심원’으로 등단했으며, 장편소설 ‘파도타기’, ‘왕조의 운석’, 창작소설집 ‘바람의 눈’, ‘수레국화꽃’ 등을 펴냈다.

또 소설 창작에 매달려 밤과 낮을 거꾸로 살며 백제를 소재로 한 대하역사소설 ‘혼맥’을 집필해 인터넷 서점에 장기 연재했으며, 이번에 탈고한 5권을 먼저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2012년 전북소설문학상을 수상했고, 한국문인협회, 전북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전북소설가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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