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6월 외상값 10만원을 두고 붙은 시비가 무려 33명의 사상자를 낸 악몽으로 번졌던 가슴 아픈 사건을 기억한다.

방화범 이씨는 일부러 주점 안에 손님이 많은 것을 확인하고 바닥에 휘발유를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질렀다.

선박에서 휘발유를 훔친 뒤 불을 지르기 전까지 무려 3시간 30분 넘게 주점 앞에서 대기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그는 불을 지른 뒤 손님들이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출입문에 대걸레로 막고 자루가 떨어지지 않도록 비닐 봉투로 묶는 치밀함과 잔인함을 보였다.

골프대회 참석차 군산을 찾은 개그맨 김태호씨도 이날 화재 사건으로 숨을 거뒀다.

술값 시비가 부른 재앙이었다.

일명 ‘쪽방 참변’으로 불리는 전주 여인숙 화재사건의 피의자가 24일 구속됐다는 소식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전주지법은 이날 경찰이 현주건조물 방화치사 혐의로 김모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여인숙에 불을 질러 투숙객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숨진 투숙객들은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폐지와 고철 등을 주워 고물상에 내다 팔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온 이들이었다.

경찰은 불길이 두 군데서 치솟았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여 김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체포했다.

조사 결과 김씨는 화재가 발생하기 전 자전거를 타고 여인숙 앞 골목길을 지난 유일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피의자 김씨는 “무죄를 증명하겠다”며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말도 있다.

“오얏나무에서는 갓끈 메지 마라”.

의심 살 일을 했고, 의심의 여지역시 충분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골목을 빠져 나오고 약 5분 뒤 여인숙에서 불길이 치솟았다는 것.

경찰은 여인숙 앞 골목길은 자전거를 타고 1분 만에 지날 수 있을 거리지만 김씨는 이곳에 5분 넘게 머물렀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피의자는 과거에도 방화를 저지른 전력이 있다는 게 경찰의 말이다.

여러 혐의점에도 불구,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요되어야만 한다.

예단은 금물이다.

우린 지난해 군산 주점 방화로 3명의 주검을 묵도했다.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진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악마를 마주하게 될지 앞으로 경찰의 조사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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