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1만5천가구 반려견 키워
시 '동물복지 마스터플랜'
덕진공원내 12억5천만원 투입
연화마을 반발 주민설득 추진

반려견 산책 다툼-물림 사고
안전사고 발생 예방책 필요
동물복지 침해-이웃갈등 해소
반려견산업 경제 활성화 기대

故최명희작가 묘 위치 부적절
털 날림-배변 악취-소음 발생
연화마을 주민 370명 반대성명
일각 접근성-상업성 고려도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국내 인구가 1000만을 육박하는 가운데 전주시가 추진해온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사업이 주민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조성 예정지 인근 주민들이 반려동물 놀이터를 소음과 동물 털 날림, 배변으로 인한 악취발생 등을 우려해 혐오시설로 인식한 탓이다.

사업추진 1년이 넘도록 수렁에 빠진 덕진공원 부지내 길놀이 공원의 반려견 놀이터 조성배경과 현황, 향후 계획 등을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시민여가 생활과 동불복지를 위한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사업

최근 1인가구가 증가하고 반려문화가 확산되면서 현재 전주지역 1만5000여 가구에서 약 2만 마리의 반려견을 키우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시민들은 동물들과 함께 마음껏 뛰어놀면서 여가생활을 보낼 수 있는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을 바라고 있다.

이에 전주시는 반려동물 친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수립한 ‘전주시 동물복지 마스터플랜’에 따라 총 12억 5000만원을 투입해 덕진구와 완산구에 각각 한 곳 씩 반려동물 놀이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두 곳 중 지난해 8월 덕진구 예정부지로 조경단로와 소리로가 만나는 지점인 덕진공원 내 길공원을 선정하고, 총 5억4600만원을 들여 울타리와 놀이기구, 포토존, 편익시설 등을 갖춘 반려동물 놀이터를 조성키로 결정했다.

이후 시는 반려동물 놀이터를 조성하기 위해 주민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기피시설이라는 인식이 강한 탓에 인근 연화마을 주민들의 반발로 1년째 멈춰선 상태다.

다행히 최근 들어서는 연화마을 주민들 일부가 도로확장과 폐가 철거 등 주민숙원사업 해결을 조건으로 일부 전향적인 입장으로 변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반려견 놀이터 조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시는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 이전에 주민들의 생활불편을 해소방안을 찾는 한편, 관련부서 협의 및 지속적인 주민 설득을 통해 주민숙원사업을 해결하는 동시에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반려견 놀이터, 왜 필요한가?

반려견 등 반려동물은 1인 가구 등 시민들에게 반려동물은 외로움을 잊게 해주는 가족과도 같은 존재다.

하지만 반려견과 생활하는 시민들은 가까운 공원에서 반려견과 산책시 거부감을 느낀 주민들과 다투는 일이 드문 일이 아니다.

또, 일부 무책임한 견주 탓에 어린아이가 개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하거나, 심지어는 개에 물려 사망에 이르는 사고도 종종 발생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에 반려견주들은 거부감을 느끼는 이웃로부터 자유롭고, 개 물림 등 안전사고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반려견 놀이터가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반려견 놀이터가 조성되면, 반려동물들과 생활하는 시민들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동물복지 침해 사례와 이웃 간 갈등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또한 최근 반려문화가 확산되면서 반려동물 관련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반려견 놀이터가 조성되면 반려견을 위한 수제간식 판매점과 미용·목욕샵, 애견카페 등도 주변지역에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된다.

일례로, 자연스럽게 반려견과 견주들이 모여들면서 산책 장소로 자리매김한 효자5동 문학고분군의 경우, 초기에는 반려견의 배변으로 인한 악취와 쓰레기 등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랐지만, 견주들의 자정노력 등으로 인해 대표적인 애견공원으로 손꼽히고 있다.

또, 주변에 반려용품점이 하나둘씩 생겨나면서 사람과 반려견이 모이고, 경제가 살아 숨 쉬는 곳이 됐다.


 

▲반려동물 놀이터, 왜 반대하나?

조성 예정부지 인근 연화마을 주민들도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어딘가에는 꼭 조성돼야할 시설이지만 왜 하필 이곳인지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하다.

마을주민들은 해당부지 인근에 故 최명희 작가의 묘와 왕릉이 위치해있어 반려동물들의 놀이터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또한 놀이터 조성 후 반려동물들의 짓는 소리와 털 날림, 배변으로 인한 악취 발생 등으로 생활불편이 야기되는 것을 우려하며 이 같은 문제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에 연화마을 인근 주민 370여명은 지난해 12월 열린 주민설명회 이후 놀이터 조성에 대한 반대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시는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판단하고 주민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조성될 반려동물 놀이터가 애견호텔과 같이 상주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머물다가는 장소임을 알리고, 조성 전부터 주민 불편을 줄일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곳보다는 오히려 에코시티와 혁신도시 등 시민들의 생활주거지 가까운 곳에 반려견 놀이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해당부지가 반려동물과 함께 걸어서 가기 어려워 접근성이 떨어지고, 반려견 놀이터가 생기더라도 애견용품점과 동물병원 등이 들어설 충분한 공간 확보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주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에 대한 민선식 전주시 복지환경국장 일문일답  

“현재 추진중인 반려견 놀이터 협의 안 될 경우, 대체부지 물색 검토”  
 

▷전주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 배경은 무엇인가?

-반려동물 보유인구 천만시대를 맞아 선진 반려동물 문화조성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동물(動物)에서 동물(同物)’로 동물과 행복한 공존을 위해 맞춤형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주시에 등록된 반려동물 애견인구는 1만3천여가구, 1만7천여 두이며, 1인가구 증가 등으로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시민이 계속 늘어가는 추세의 사회적 여건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사람과 반려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대부분의 반려견은 활동성이 강하고, 외부 환경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하기 때문에 산책을 통해 반려견과의 유대관계로 스트레스 등을 방지하기 위해 매일 1~2시간 정도의 산책과 운동은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반려견에게 야외 활동은 매우 중요하고 많은 반려인들이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고, 뛰어 놀고 싶어 하지만 전주에는 이러한 공간을 찾기가 어려워서  목줄 매고 산책하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을 통해 건전한 반려동물 문화정착을 유도하고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갈등을 최소화해 동물이 함께하는 행복한 동물복지를 실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전주시는 향후 몇 군데에 반려견 놀이터를 조성할 예정인가?

-전주시 동물복지 중장기적 로드맵인 동물복지마스터플랜 수립에 따라 현재 추진 중인 덕진구 길공원(인근 연화마을 인근)의 반려동물 놀이터가 완공되면 완산구에도 1개소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며, 중·장기 적으로는 4개소 정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길공원 반려동물놀이터는 덕진동가 656-5번지 일원으로 덕진공원 부지내 길공원에 위치, 7,000㎡ 정도 규모로서 사업비 5억6,5000만원을 투입해 울타리를 설치하고 놀이기구, 포토존, 휴식공간 및 카페 등 수익시설과 화장실 및 벤치 등이 설치됩니다.



▷첫 번째 사업으로 조성중인 덕진공원 인근은 연화마을 주민들 반대에 부딪혔는데, 만일 주민들과 협의가 안된다면 차선책으로 다른 지역에 놀이터 조성 공간은 가능한 지?

-주민들과 계속적인 대화를 진행하고는 있으나 협의가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대체부지를 물색중에 있습니다.

현재 10만㎡이상에만 동물놀이터를 조성하게 되어 있는‘전주시 도시공원 및 녹지등에 관한 조례’를 10만㎡이하에서도 조성할 수 있도록 개정을 계획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화마을 주민들과 주민숙원 사업 해결 등의 대화로 전향적인 입장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조만간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마하트마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동물을 대하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동물들 역시 우리와 같이 심장이 뛰고 스스로 생각하는 소중한 생명으로 인식을 하고 그들을 대할 때 생명경시풍조로 인한 사회적 문제들도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를 위해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반려인 대상으로 엘리베이터 이용방법, 산책방법, 공원 이용방법 등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공간에서의 펫티켓 교육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비반려인을 대상으로도 개와 마주했을때의 주의사항 등의 펫티켓 교육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해 시민여러분들의 애정어린 관심 부탁드립니다.



# 동물친화도시 전주만들기  

전주시는 사람 중심의 정책과 함께 시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을 위한 복지정책도 꼼꼼히 챙겨왔다.

대표적으로 시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전국 최초로 동물친화도시 전주를 만들기 위한 총괄적이고 체계적인 업무를 수행할 동물복지 전담부서인 ‘동물복지과’를 신설했다.

전주형 동물복지는 △반려동물 △유기동물 △길고양이 △전시동물 △시민참여 등 5개 분야의 19개 단위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또한 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슬픈동물원으로 불렸던 전주동물원을 기존의 전시·관람 중심에서 벗어나 동물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행복한 생태동물원으로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갈수록 증가하는 길고양이로 인한 울음소리와 쓰레기봉투 및 시설물 훼손 등으로 야기됐던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지역주민과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돌보는 캣맘 간의 갈등도 해소하기 위해 △전주시청 △완산구청 △한옥마을주차장 △전주교대 △전북대학교 등 5개소에 길고양시 급식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김낙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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