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질 무렵이면 일반시민들의 인적이 끊겼던 전주의 홍등가.

한 때 성매매 여성과 포주들의 삶의 터였던 전주시 서노송동 선미촌이 도시재생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번에는 시민들이 대거 참여하는 야시장이 열렸다.

전주시 문화적 도시재생사업단인 ‘인디’는 31일 서노송예술촌 내 예술서점 ‘물결서사’ 일대에서 시민장터인 ‘야시장 인디’를 개최,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김승수 전주시장도 빠지지 않았다.

양복과 넥타이를 풀고 오색 빛깔 티셔츠를 입은 시장은 이날 몰려든 시민과 관광객들을 맞이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 야시장이 열린 선미촌은 아주 오랜 시간동안 성매매집결지로 굳어져서 일반 시민들의 접근이 어려웠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문화예술마을로 탈바꿈 중이다.

‘야시장 인디’는 마을주민과 예술가의 제안을 받아 전주시민들에게 ‘생태의 순환과 자원의 활용’이라는 주제를 실천하고 고민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이날 야시장은 꽃장밭장, 굳장, 인디장, 시장, 밥장 등 총 5개 장터로 운영됐다.

먼저 ‘꽃장밭장’에서는 서노송예술촌 마을주민이 직접 재배한 텃밭 작물과 원예식물이 전시·판매됐고, 전주에서 생산된 수공예품으로 구성된 장터인 ‘굳장’에서는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수공예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전주지역에서 활동하는 20~30대 청년작가들이 주도한 ‘인디장’에서는 신진 예술가들에게 전시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게는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됐다.

이번 야시장은 ‘꽃과 생태, 자연’을 모티브로 기획됐다고 한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나누고 판매하는 아나바다 형태의 시민주도 장터인 ‘시장’에서는 전주시민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장으로 마련돼 서노송예술촌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끝으로 ‘밥장’에서는 자연재배와 유기농 등 건강한 식재료를 활용해 만들어진 음식을 만날 수 있었다.

밥장에서는 행사장을 찾는 시민들에게 자원 순환에 동참할 수 있는 실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 용기가 사용됐다고 한다.

성매매 집결지에서 문화가 꽃피는 예술촌으로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상전벽해’ 과거 선미촌을 봐왔던 이들이라면 이 말에 쉽게 공감하리라.

이번 장터가 주민과 예술가에 의해 활기 넘치는 서노송예술촌으로 변화하고, 시민들이 가장 가고 싶고, 놀고 싶은 선호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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