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118명 레슬링부원 5명
전국학생레슬링선수권 출전
진영준 자유형-그레코로만형
-39kg급 1위 대회 유일 2관왕
김민수도 -45kg 각각 2위-3위
창단 이래 역대급 성적 거둬

5명선수 실력이자 기적
방과후수업 선수수급 해소
전충일 전 금메달리스트
모교출신 선수들 지도나서
종별 선수권 좋은성적 각오

작은 시골학교의 무서운 도전이 시작됐다.

전교생이 불과 118명에 불과하지만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괄목할만한 신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진안중 레슬링부 이야기다.

5명으로 구성된 진안중 레슬링부는 최근 전남 무안에서 열린 ‘제47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학생레슬링 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대거 획득했다.

진영준(2년)은 자유형(-39KG급)과 그레코로만형(-39KG급)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해 대회 유일 2관왕을 차지했다.

동갑내기인 김민수도 자유형(-45KG급)과 그레코로만형(-45KG급)에 출전해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또 정광덕, 이준화, 황승연이 동반 출전한 자유형과 그레코로만형 단체전에서도 선전을 이어가며 각각 종합 3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뿐 만이 아니다.

지난해 전북에서 열렸던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진영준과 이준화가 각각 동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이같은 성적은 진안중 레슬링부가 지난 1995년 창단한 이후 역대 최고다.

특히 이번 금메달은 지난 1998년 전충일과 2008년 박진배 이후 11년 만에 금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같은 결과는 진안중만의 독특한 커리큘럼에서 찾을 수 있다.

진안중 역시 다른 시골학교 운동부가 겪는 선수수급에서 어려움에 처해왔다.

특히 레슬링 자체가 비인기종목이라 선수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는 것보다 더 어려운 문제였다.

이 어려움을 타개시키기 위한 묘안으로 방과후수업에 레슬링 도입을 고안했다.

학생들이 재미 삼아 시작하다가 정식으로 입문을 하게 되면 선수 수급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실제 학생들은 매트 위에서 친구들과 구르고 놀면서 레슬링에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고, 선수로 본격 입문하게 됐다.

올해 성적을 거둔 5명의 선수 모두 이 과정을 거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 중심엔 전광훈 체육교사가 한 몫 톡톡히 했다.

학교체육소위원회를 구성해 관계법령이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방과후수업을 통해 선수수급 어려움을 해소하는 등 행정적 지원과 선수지도에 앞장서고 있다.

전광훈 체육교사는 “반강제적으로 운동을 시키면 본인 뿐 아니라 학부모가 반대하는 부작용도 생긴다. 취미 차원에서 레슬링을 자연스럽게 하다보면 이들의 유일한 재미거리가 돼 저절로 관심이 커지게 된다”며 “작은 시골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니 선수들이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진안중으로 자리를 옮긴 최윤자 교장도 팔을 걷고 나섰다.

직전 근무했던 삼례여중에 축구부가 있던 터라 운동부 운영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최윤자 교장은 “운동부 학교 근무가 숙명인 것 같다. 진안중에 오니 교사들이 헌신적으로 레슬링부를 운영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공부하는 운동선수가 불가능한 줄 알았는데 이곳에서 가능함을 알게 됐다. 선수모집과 선수관리 모두 어렵지만 학교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부분에 적극 임할 예정이다”고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특히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던 것은 모교 출신 금메달리스트가 선수들을 훈련하면서부터 자신감이 상승하게 됐다.

지난 1998년 금메달을 획득했던 전충일이 현재 레슬링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

모교 출신인데다 나이도 젊어 선수들과 격의 없는 의사소통으로 마음을 교류하고 있다.

팀의 에이스는 진영준이다.

이미 레슬링으로 장래 진로를 정했다.

이왕 시작한 것 국가대표가 목표다.

김민수도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신감이 생긴 것은 당연지사다.

운동 때문에 부모 걱정이 많았지만 이번 성적으로 부모에게 인정받은 게 제일 큰 기쁨이란다.

작년 가을 시작한 이준화는 타고난 힘을 자랑한다.

내년 소년체전 금메달이 목표다.

정광덕은 기술을 사용하고 상대방을 제압하는 레슬링 매력에 푹 빠져있으며, 황승연은 내년 소년체전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전충일 지도자는 “지난해와 올해 성적은 5명의 선수들이 이룬 기적이라 말한다. 메달을 따니 선배들 뿐 아니라 학교 분위기가 변했다. 선수들 눈빛이 달라지고 행동가짐도 변화되면서 뚜렷한 목표가 생긴 것이다”며 “올해 마지막 대회인 종별선수권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제는 기적이 아니라 당연한 결과임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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