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소리문화전당서
1943년 여덟살부터 시작된
시련과 고통의 춤 인생
1막 2막3장 구성 녹여내

평생 오롯이 한길을 걸었던 최선 명무의 ‘2019 최선춤, 꽃길’이 오는 1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마련됐다.

1943년 일제 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최선 명무가 겪었던 사실적인 이야기가 춤으로 승화되며, 특히 이번 무대는 과거를 포함해 최선 명무의 현재 모습을 더욱 강조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그동안 걸었던 괴로움과 가시밭길에서 벗어나 현재 명무의 화려한 모습을 그대로 표현해 마치 ‘꽃길을 걸어가는’ 발걸음 하나 하나를 소개할 예정이다.

최선 명무는 여덟살 때 어머니와 함께 계란 두 줄을 가지고 김미화 무용연구소를 찾았다.

당시 신여성으로 불렸던 어머니는 김미화 선생을 만나 아들에게 춤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한다.

당시 일본은 강제노동과 일본 공부 등 많은 괴로움을 줬으나 소년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춤에만 몰두했다.

열 살이 되던 해 마침내 해방, 그리고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소년은 피난길에서도 춤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남자가 춤을 춘다며 비아냥거렸고 심지어 아버지마저 아들의 모습에 분노했다.

하지만 춤에 대한 소년의 열정을 꺾을 수는 없었다.

전주국악원에서 추월 기녀에게 전라검무와 동초수건춤을 배웠고, 서울오 올라가 정인방 선생에게 학춤, 대감놀이, 무당춤 등을 익히며 외로운 객지생활을 보내기도 했다.

집세가 없어 집주인만 보면 문을 잠갔고, 연습장을 구하느라 다닌 이사는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다.

밥 굶기를 밥 먹듯이 한 소년은 아직도 당시의 어려움을 잊지 못하고 있다.

어느덧 전주에 온 중견무용가 소년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제자를 키우며 황무지인 빈터에 씨를 뿌려 싹이 나고 숲이 꽃을 피우게 됐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앙상한 가지만 남은 고목이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보라 속에서 깊게 뿌리 내린 나무처럼 백년을 바라보며 다시 그 꽃길을 가려하고 있다.

공연은 1막, 2막3장으로 구성됐다.

제1막은 단아한 소년의 자태처럼 모든 시련과 고통을 이겨낸 당당한 거품으로 천년을 견디며 향기가 아름다운 춤의 본 모습을 보여준다.

제2막 3장은 먼 곳에 빛나는 별빛처럼 우리 가락의 흥과 멋을 명무만의 애달한 한과 기쁨의 눈빛 짓으로 이 시대 영원한 춤꾼 최선의 모습을 향기짙은 꽃밭에 걸어가는 모습과 대비하면서 막을 내린다.

이번 무대는 호남살풀이춤보존회 제1기부터 제17기 회원들을 비롯해 디모션아트컴퍼니 남성무용단, 비보이그룹 라스트포원이 출연하며, 연출은 국립극단 작은신화의 최지훈씨, 사회는 용인대 이병옥 명예교수가 참여한다.

최선 명무의 제자 장인숙 호남살풀이춤보존회장은 “스승님은 무대에 서면 안무나 대본 등을 모두 직접 챙기면서 한 치의 소홀함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무대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제자로서 귀감을 얻고 있다. 전통을 지키면서 젊은 무용인들에게서 볼 수 없는 춤사위를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최선 명무는 “힘이 없어 방에 누워 있다가도 공연 소식만 들리면 털털 털고 일어나는 게 나의 운명이다”며 “아직도 무대에 설 수 있는 새로운 힘이 있다는 게 매우 즐겁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무대에서 나의 춤혼을 불사르고 싶다”고 말했다.

/조석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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